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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풍 west wind Dec 04. 2024

비밀 정상회의(2)

무찌마숑_추억섬의 비밀

비르케, 의뭉스런 표정으로 아르 대통령을 노려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비르케의 시선을 마주 대하다가, 갑자기 피식 웃는 아르 대통령.


정색하는 비르케.


비르케        왜 웃으시죠, 아르 대통령?

대통령        아! 죄송합니다.

                    잠시, 딴생각을 좀 하느라...


아르 대통령, 다시 손가락으로 책상을 규칙적으로 툭- 툭 친다.


대통령        마숑....!  

                    마숑이라.... 거 참...

비르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본 회의가 시작된 것은 오로지,

                    마숑을 확보하기 위함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르 대통령의 손가락 움직임이 멈춘다.


대통령        더불어 인류대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함이기도 하죠.

비르케        마숑은!

                    현 사태를 해결할 가장 큰 열쇠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아르 대통령, 비르케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대통령        비르케 수상!


비르케, 아르 대통령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


아르 대통령,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대통령        동의합니다!

                    자! 그럼, 마숑 이야기를 해 보죠.  

                    누구, 최근에 마숑을 보셨거나,

                    혹은 들으신 분, 계십니까?


다들 침묵.


대통령        무하드라 국왕 폐하.


100살에 가까운 무하드라 국왕, 바람이 빠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화면 가까이 몸을 내민다.


국왕           흘흘흘.....

                   왜 나를 부르시는가, 아르 대통령?

대통령        마숑을  마지막으로 만나신 분이시잖습니까.


웅성거리는 각국의 정상들.

(“마숑을 만나?”“마지막으로!!!”“도대체 마숑이 누굽니까?”“아직 살아있어?” 등등의 말들.....)


어이없다는 듯 웃는 무하드라 국왕.


국왕           흘흘흘.....

                   마지막으로 만났다.

                   묘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말이구만.

대통령        아닙니까?

국왕            만난 적은 있지. 마숑을..... 흘흘흘...


웅성거리는 각국의 정상들.


국왕            .... 마지막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        언제입니까?


무하드라 국왕,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르 대통령을 바라본다.


국왕           정말 몰라서 묻는 겐가?

                   아님, 날 의심하는 겐가?

대통령        제가 무하드라 국왕 폐하를 의심할 리가요?

                   아님, 의심할 행동을 하셨는지요?


무하드라 국왕,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르 대통령을 바라본다.


비르케        아르 대통령.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

대통령        보시다시피,

                    비르케 수상의 건의대로

                    마숑의 행방을 찾고 있지 않습니까?

                    아쉽게도, 전 마숑을 대면한 적이 없어서요.

                    단 한 번도!


아르 대통령, 두 손으로 깍지를 쥐고, 턱을 괴고는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대통령        저도 전임자에게서 위임받기는 했습니다만,

                    뭐, 다들 마찬가지 시겠죠.


아르 대통령, 모두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대통령        마숑을 찾아라!


아르 대통령, 몸을 다시 뒤로 기댄다.


대통령        제가 아르 공화국에 대통령으로 뽑히고,

                    그 뒤로 3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가 찾고 있는,

                    그 어디에도.... 흔적도 없는 여자라.....

                    실제 존재하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어서요.

                    저만, 그런 겁니까?


웅성거리는 각국의 정상들.


국왕           마숑은.... 존재하네!

                   내가! 분명히 봤어.

대통령       그러니까, 그게 언제인지를 묻는 겁니다!


모두들, 무하드라 국왕을 바라본다.


국왕           .......60년 전에 본 게,

                  마지막일세......


웅성거리는 각국의 정상들.   


대통령       60년 전이라....

                   전 세계가!  

                   모든 정보력을 동원하여 찾고 있는데도,

                   무려 60년 동안, 흔적이 없다.


아르 대통령, 다시 손가락으로 책상을 규칙적으로 툭- 툭 친다.


대통령       아직, 살아 있을까요?

                   그 마숑...이라는 여자 말입니다.


아르 대통령의 손가락 움직임이 멈춘다.


대통령        뭐, 여기까지는 제 의심입니다.

                    그럼에도 본 회의의 주된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되니,

                    마숑의 행방은  계속, 앞으로도 각국의 정보력을 총동원하여 찾는 걸로 하죠.

                    또한 누구든, 어느 나라든, 마숑을 찾으면 서로 공유한다는 원칙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습니까,

                   비르케 수상?


비르케, 아르 대통령을 매섭게 노려본다.


비르케        ....

대통령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는 걸로 하죠.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다른 일정이 좀 많이 밀려있어서....


아르 대통령, 손을 뻗어 영상 회의 스위치를 끄려고 한다.


화가 난 것처럼, 제일 먼저 꺼지는 비르케의 화면.

그 뒤를 따라, 우후죽순처럼 꺼지는 화면들.


손을 뻗은 상태로 있는 아르 대통령.

그 앞, 영상 화면의 불빛만이 남는다.


묘한 미소를 지으며 화면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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