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다
블랙코미디라니, 이 영화 어디에서도 웃을 만한 곳이 없다.
개봉 11개월 후에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코미디도 호러도 아닌 다큐 느낌이다.
그 말인즉슨 내 주위와 사회의 차별과 우월주의가 더 심해졌거나, 그런 걸 감지하는 내 민감성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영화 초중반까지 굉장히 기묘하게 기분나쁜 상황을 보여준다. 아프리카계도 아니고 인종차별 경험이 많이 없는 나도 저 경험이 기분나쁘다는 걸 아는데, 이런 상황이 없지는 않다는 감독의 말이 더 충격으로 다가온다.
육체적 능력이 우수하지만 지능은 떨어지다니. 이런 말을 21세기에서 듣게 될 줄이야.
영화 만듦새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자면, 중간에 위기를 헤쳐나가게 된 방식이 조금 갸우뚱하긴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나쁜 놈들 다 죽였으니 된 거다. 아미티지 가족은 모두 다 기분나쁠 만큼 연기를 잘 한다. 앨리슨 윌리엄스는 정말 다시 봐야겠다 싶을 만큼. 캐서린 키너도 그 표정이 정말 끝내줬다. 하지만 역시 내가 애정하는 배우에 더 시선이 가기 마련. 10년도 더 전에 팔팔한 젊은 관료를 연기한 브래들리 윗포드가 코네티컷 주에 사는 부유한 백인 역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나이가 되다니...
그리고 대니얼 칼루야. 그 미묘한 상황에서 어쩐 감정을 느끼는지 그의 표정, 대사 타이밍, 행동으로 잘 보여준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작품이 2017년 사회와 영화사에 남길 의미있는 족적 때문에 그가 과대평가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그 WTF 표정은 [겟 아웃]을 생각할 때마다 떠올릴 것이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