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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달 Mar 28. 2018

스테이션 19

또 다른 숀다 매직

[그레이 아나토미]를 14년이나 해도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이 남은 것도 놀라운데, 거기에 벌써 두 번째 스핀오프까지 나온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4시즌 초반 벤 워렌(제이슨 조지 분)이 갑자기 '소방관이 되고 싶어!'라고 하며 떡밥을 던지기 시작한 스핀오프는 13편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워렌과 동료 소방관 앤디 헤레라가 병원에서 자신들이 이송한 환자들의 수술을 지켜보면서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그리고 곧 시애틀 가상의 소방서 '19서'를 배경으로 한 [스테이션 19]가 시작됐다.


조안 리 오티즈가 연기하는 앤디 헤레라는 소방서 서장의 딸로 어릴 때부터 호스 감는 법을 연습한 타고난 소방관이다. 화재 진압 중 사고로 아버지가 쓰러진 후 암에 걸린 것을 확인하고, 헤레라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자리를 찾고자 한다. 새로운 소방서장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자와의 승부에서 이겨야 하는데, 하필 그 경쟁자는 얼마 전까지 몰래 연애를 하던 소방서 동료 깁슨이다. 거기에 능력은 있지만 친절이 과한 밀러, 세상을 떠난 남편을 애도하는 트래비스, 열정 가득한 승부사 비숍, 젊음과 패기로 뭉친 휴즈 등 개성 강한 대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 앤디에게 사생활은 더 골칫거리만 안겨준다. 깁슨과 헤어진 것도 사실 결혼을 할 마음이 없었던 것일 뿐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라서, 앞으로 경쟁이 계속되면 일과 사적 감정 사이에 경계가 완전히 사라질 위험이 있다. 게다가 기저귀 차고 다닐 때부터 친구였던 옆집 소년 라이언은 훤칠하게 잘생긴 경찰이 되어 현장에서 자주 마주친다. 라이언은 앤디를 좋아하고 고등학교 때는 잠깐 사귀기도 했는데, 아직 그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앤디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 있다. 


아... 너무 그레이네?ㅋㅋㅋㅋㅋㅋ


[그레이 아나토미]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면, 이건 소방서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다. 그레이가 욕을 먹는 이유도 매번 이 지점이었는데, 역시나 그 덫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내가 14년 간 나 스스로를 '호갱'이라 불러가며 [그레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는 여성이 극의 중심이 된 시리즈 중 보기 드물게 장수하는데, 그레이 병원의 의사들, 특히 여성 의사들은 연애와 인간관계는 잘못된 선택을 너무나 많이 할지 몰라도 능력도 있고 일도 잘 한다. '19서'의 여성 소방관도 마찬가지다. 각자 땅을 단단하게 딛고 서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역시나 매력적이다.


극의 전개 방식과 리듬이 익숙한 것도 쉽게 볼 수 있는 데 한몫하고 있지만, 일단은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조금은 더 지켜볼 것 같다. [그레이] 2.0이면 어때?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재미있는 드라마 찾는 것도 쉽지 않다.



http://www.imdb.com/title/tt705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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