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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

매력적인 여성탐정이 활약하는 1920년대 멜버른으로 초대합니다

by 겨울달

이 글은 콘텐츠 플랫폼 테일러컨텐츠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tailorcontents.com/



https://www.youtube.com/watch?v=e59WJVUv1bo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Miss Fisher's Murder Mysteries)>는 호주 작가 Kerry Greenwood의 'Phryne Fisher Mysteries' 시리즈가 원작으로, 2012년부터 호주 ABC에서 현재 3시즌까지 방영되었습니다. 1920년대 호주 멜버른을 배경으로, 매력적인 여자 탐정 프리네 피셔(Phryne Fisher)의 활약상을 다룹니다.

프리네 피셔는 매우 부유한 귀족 아가씨로, 오랜 시간 동안 유럽에서 살다가 고향 호주로 돌아옵니다. 호주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척 리디아의 남편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자신이 사건 수사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사건을 해결한 후 본격적으로 탐정사무소를 차리고 ‘여성 탐정(Lady Detective)’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등장인물 소개

person_220x293_essiedavisB.jpg 출처: ABC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Official Website

프리네 피셔(Hon. Phryne Fisher, Essie Davis)

프리네는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그 외모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패션 센스와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의 소유자입니다. 궁금한 건 꼭 알아야 하는 왕성한 호기심과 한 번 시작한 건 웬만해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도 있고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걸 경험하면서 사람에 대한 통찰력도 갖췄습니다. 사교성이 좋아서 멜버른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온 사람들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여성들을 기회가 있는 한 물심양면으로 돕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person_220x293_nathanpagev2.jpg 출처: ABC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Official Website

잭 로빈슨 경위(Detective Inspector Jack Robinson, Nathan Page)

멜버른 경찰 경위. 살인 사건을 조사할 때마다 프리네와 부딪힙니다. 사건 조사에 원칙과 규칙을 내세우가다도 프리네의 페이스에 말려서 프리네가 하자는 대로 하게 되죠. 처음엔 프리네의 탐정일을 ‘귀족 아가씨의 쓸데없는 호기심과 오지랖’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프리네가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점차 그녀를 인정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찰떡궁합 콤비가 되죠. 잭은 (당연히도) 프리네에게 점점 빠져들지만, 그 마음을 쉽사리 표현하지 못합니다. 케미가 아까워.


person_220x293_ashleighcummings.jpg 출처: ABC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Official Website

도로시 ‘돗’ 윌리엄스 (Dorothy ‘Dot’ Williams, Ashleigh Cummings)

프리네가 처음으로 해결한 사건의 목격자로, 원래는 프리네의 친척 리디아의 집에서 하녀로 일했습니다. 살인 사건이 해결되었지만 머물 곳이 없어지게 되고, 프리네는 그녀에게 함께 살면서 자신을 도와달라며 그녀를 거둡니다. 순진하고, 겁이 많고, 종교밖에 몰랐던 그녀는 당시 여성들의 규범을 아주 가볍게 어기는 프리네와 함께 살며 용감하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변해갑니다. 특히 이성에 대해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의 소유자였던 그녀가 남자를 만나고, 사귀고, 결혼해가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관계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주목할 점


1. 아기자기한 규모에 담는 흥미로운 스토리

10914839_901324143232625_6040977783758183524_o.jpg 출처: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Facebook Page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는 호주에서 회당 제작비가 가장 높은 작품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미드나 영드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아마 미드나 영드, 특히 시대물을 많이 보신 분이라면 작품의 퀄리티에 조금 실망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이 정도의 프로덕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밝게 신나게 풀어갑니다.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추리를 해나가는 것 자체가 댄스 스텝을 밟는 것처럼 경쾌해요.

또한 작품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인 1920년대 멜버른을 느낄 수 있는 사건과 인물이 흥미롭습니다. 댄스 클럽 살인 사건에는 인종간 결혼을 다루고, 구두 수선공 살인 사건에서는 이스라엘 건국을 목표로 하는 유대인들의 집념을 언급합니다. 프리네를 돕는 택시 기사 버트와 세크는 공산주의자들이고, 극단 살인 사건을 조사하다 만난 애인은 중국 이민자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느낄 수 있는 세트와 소품도 인상적입니다. 멋진 클래식 카가 돌아다니고, 먼 곳으로 갈 때는 박물관에서 볼 법한 비행기가 나옵니다.



2. 시대의 규범을 엿먹이는 주인공

529455_373065842725127_887611149_n.jpg 출처: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Facebook Page

뭐니뭐니해도 이 드라마 최고의 매력은 언니들, 특히 주인공인 프리네입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매력적이고, 자유분방하고, 활동적이며, 마음이 따뜻하고, 사교적인 프리네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어요. 특히 귀족 아가씨에게 강요되는 삶 – 조신하게 교육받고, 좋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아이를 낳아 대를 잇는 것 – 은 비웃듯이 뻥 차버립니다. 호주의 사교계에서도 뭇남성들을 울렸던 프리네는 학교 졸업 후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죠. 프랑스 야전 병원에서 간호사로도 일하고, 모델로 활동하면서 화가들의 매력적인 뮤즈가 되기도 하고요. 호주에 돌아와서도 얌전하게 살기를 바라는 친척들의 말은 깔끔하게 무시하고 ‘여자 탐정’이 되어 멜버른을 휘젓고 다닙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도 솔직하고, 자신이 좋다고 하는 남자들은 절대 막지 않죠. 그녀가 이렇게 자유롭게 사는 건 돈과 작위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범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그녀를 보며 주체적인 인격으로 성장해가는 다른 여성들을 보면, 어느 순간 뿌듯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3. 코스튬!!!!

998298_671951366169905_650217145_n.jpg 출처: 'Miss Fisher's Murder Mysteries' Facebook Page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의 시대적 배경은 낭만이 넘쳤던 1920년대입니다. 게다가 주인공 프리네는 매우 부유한 귀족이고요. 그래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상이 상당히 많아요. 당시의 느낌을 잘 살린 멋진 옷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놀랍습니다. 특히 패션 센스가 대단하고 유행에 민감한 프리네가 입는 옷, 쓰는 모자, 걸치는 보석은 전부 다 예쁩니다. 게다가 앞머리가 인상적인 검은 단발머리나 빨간 입술 등 메이크업과 헤어도 프리네의 화려함을 더해주죠. 이 드라마는 패션에 별 관심이 없는 저도 프리네의 의상을 보면 감탄할 정도로 의상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실제로 호주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탈 만큼 반응이 좋았고, 프리네를 비롯한 1920년대 패션을 재현하는 포토 콘테스트를 열거나, 패션을 위주로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회 등을 열기도 했다네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잔인한 19금이 질리는 분들.

- 1900년대 초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

- 드라마 내용만큼 화려한 패션을 보는 것을 즐기시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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