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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존스의 시청률은?

NBC의 병크(?)에 대한 단상

by 겨울달

http://variety.com/2016/biz/news/jessica-jones-narcos-master-of-none-narcos-ratings-netflix-1201679334/


오늘 아침에 지하철에서 보고, 회사에서 또 보면서 내용 하나씩 곱씹는데 더더 웃음만 나는 오늘자 버라이어티 기사.


1. 넷플릭스의 시청률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 결과가 있다고 한다. 18-49 시청자 수 측정치인데 제시카 존스가 9~12월 4.8mil 정도라고. 어느 기준에서 평가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시카 존스가 11월 말에 공개되었으니 1개월만에 4.8mil이라면 좋은 성적이다. 공중파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케이블 드라마와 비교하면 훨씬 잘 나오는 거다.


2. 문제는 이 결과를 발표한 곳이 NBC라는 것. 16년 텔레비전 비평가협회 겨울 프레스투어에서 NBC의 시청률 조사분석가가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단다. 넷플릭스는 원래 시청률을 공개 안 하는 게 원칙인데(심지어 드라마 제작하는 사람들한테도 정확한 수치는 안 알려준다) 외부의 테크 회사가 조사한 수치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아직 공중파 못초차가..." 이러고 있었단다. 일단 공개를 안 하는 것이 대략적으로나마 수치가 나와서 미디어들이 다들 떡밥을 물어주긴 했지만, 공중파vs넷플릭스라니 지금 뭐하는 짓? 플랫폼 구독부터 콘텐츠 전달 방식, 이윤 구조까지 다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자기네들이 먼저 비교를 하는 거야?


3. 광고가 안 들어오는 수준이 심각한가보다. 미국 공중파 방송의 모기업인 거대 미디어 기업이 TV 프로그램으로 이윤을 내는 건 광고수익도 있지만 각 케이블 및 위성 채널의 중계수익이 대부분인데, 얼마 전 발간된 Pew Research Cen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 대체플랫폼을 구독하기 위해서 위성이나 케이블 구독을 중단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물론 대체 플랫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나 접근성 면에서 위성이나 케이블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거 없으면 볼 게 없었으니 다들 울며겨자먹기로 구독했었을 거다. 이제 그 정도가 눈으로도 보고서 수치로도 보이니까 여기나 저기나 맘이 급해졌겠지. 하지만 이러는 건... 음... 구걸 같단 말이지. "우리 아직 정정하니까 광고 주세요."라며...


4. NBC가 인용한 회사가 시청률을 어떻게 조사했는지가 더 무섭다. 샌프란시스코의 심포니(Symphony)라는 기업은 이 수치 조사를 위해서 휴대전화를 사용했단다. 정확히는 휴대전화의 마이크로 녹음하는 소리를 인식하는 방식이라고. 그러니까 휴대전화를 옆에 두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보면 TV나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마이크로 녹음하고, 이를 분석해서 어떤 프로그램의 어느 부분인지를 알아내는 거라고. 이거 너무 퍼오인스럽잖아ㅎㅎㅎ 이제 내가 어떤 프로그램을 보는지 휴대전화로도 알 수 있는 거야? 좀더 발전하면 셋톱 없이 패시브한 시청률 측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


5. 암튼 OTT의 등장 때문에 많은 곳이 혼란스러운 것도 알겠고, 시청률 조사회사가 아직 Non-linear 시청플랫폼의 시청률을 측정하기 어려운 것도 알겠다(회사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조사하겠냐고). 그렇지만 이렇게 대놓고 '우리 아직 쌩쌩해요, 광고 주세요!'라는 말이 이제 처절한 구걸로 느껴지는 시대가 도래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6. ... 진짜 넷플릭스 시청률을 NBC가 발표하는 병크라니... 코미디가 따로 없네. 다른 회사 시청률 가지고 왈가왈부할 때 시트콤이나 잘 만드세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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