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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고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는 '플레쉬 앤 본'

by 겨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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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이번 시즌 기대작인 드라마 ‘Flesh and Bone’ 이 드디어 방영을 시작했습니다.Starz에서 야심차게(!) 만든 8부작 미니시리즈로, Breaking Bad로 에미상을 탄 Moira Walley-Beckett이 쇼러너를 맡았습니다. 방영 전부터 영화 ‘블랙 스완(The Black Swan)’의 드라마 버전이다, 이젠 댄스 영화 중에서는 고전 반열에 오를 ‘열정의 무대(Center Stage)’의 어두운 버전이다 등등, 이 드라마를 설명할 때 언급되는 작품들이 좀 있었는데요. 그래서 몇 작품과 꼽아서 비교하면서 이 드라마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줄거리

주인공 클레어는 창문을 넘어 집에서 탈출해 아메리칸 발레 컴퍼니의 오디션을 봅니다. 중간에 발레를 쉬었다는 점 때문에 컴퍼니 디렉터인 폴은 그녀를 탈락시키려 하자, 클레어는 그에게 그의 인생에서 단 2분만 자신에게 할애해 달라고 사정합니다. 단 2분간의 댄스로 폴을 사로잡은 클레어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컴퍼니의 신입 단원이 되고, 사람들은 그녀가 폴과 한 번 자고 뽑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클레어의 엄청난 재능에 영감을 얻은 폴은 인기 고전 작품이 아닌 실험적이고 새로운 작품을 하려 하고, 클레어를 이용해 후원자를 설득합니다. 클레어는 디렉터의 총애를 얻으면서 다른 단원들의 시기와 질투를 사고, 자신의 댄스 파트너가 될 로스의 음흉한 손길에 꼼짝하지 못합니다. 그녀를 이용해 자신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폴에게 이용당하고, 자신에게 집착하는 오빠에게 받은 학대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 굉장히 다크하죠? ㅠㅠ


자, 이제 다른 작품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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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Black Swan, 2010)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나탈리 포트먼, 밀라 쿠니스, 뱅상 카셀 등


보는 사람이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심리스릴러 느낌 때문에도 그렇지만 나탈리 포트먼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기면서 유명해졌죠. 완벽한 백조의 모습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소름끼치게 묘사했다고 봅니다.

영화관에서 봤는데 재미있긴 했지만 후회했어요. 일어나서 나오려고 할 때 제 손이 덜덜 떨렸었거든요.;; 플레쉬 앤 본도 주인공 클레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겪는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그려내는 게 목표이니까, 이런 점에서는 굉장히 유사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주연 배우들이 실제로 춤을 추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텐데요. 나탈리 포트만이 비록 훈련을 받긴 했지만 중요한 부분에서는 대역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촬영할 때 본인이 춤을 다 췄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대역했던 유명 발레리나가 빡쳤다는 일화가...) 플레쉬 앤 본에서는 아예 발레리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서 직접 춤을 추게 했습니다. 클레어 역의 사라 해이는 발레리나 출신으로 블랙 스완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군무 무용수였다네요.) 그래서 1편부터 정말 멋진 댄스를 선보입니다. (진짜 입벌리고 봤어요...) 그 외에도 로스 역의 사샤 레데츠키, 키라 역의 이리나 드보로벤코 등 다수의 배우들이 (유명) 발레댄서 출신입니다.


공통점

경쟁이 치열한 발레단 세계의 이면을 보여주는 작품

차이점

배우가 연기하는 발레리나 vs 발레리나가 연기하는 발레리나

목표

블랙스완의 드라마 버전이라는 평가 그 이상을 보여줘!



열정의 무대 (Center Stage, 2000)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 아만다 슐, 조이 샐다나, 피터 갤러거 등


이젠 진짜 고전이 되어버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댄스 영화 '열정의 무대'입니다. 미국 각지에서 재능있고 실력있는 학생들만 모인 아메리칸 발레 스쿨 학생들의 이야기죠. 영화의 주인공 조이도 클레어처럼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는 댄서이지만 사랑, 실연, 우정을 경험하면서 한층 성숙한 발레리나가 되어갑니다. 조이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발레를 통해 인생의 한 걸음을 더 나아가는, 성장 영화죠. 영화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한다는 그 영화. 아직도 팬이 정말 많아요.


플레쉬 앤 본과 열정의 무대는 인력이 좀 겹칩니다. 열정의 무대의 남주 1이었던 사샤 레데츠키는 플레쉬 앤 본에서는 수석무용수 로스 역으로, 남주 2였던 이든 스티펠은 안무를 맡았습니다. 두 사람은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의 수석 무용수로 굉장히 유명했고, 팬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외모도 굉장히 매력적이고요 ㅎㅎ


958ffedb91f3ee63ccd75c8bd08096af_1447073692_9538.jpg Center Stage (2000)


이 영화 출신으로 제일 유명한 사람은 조이 샐다나... 아바타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왔죠. 그 다음으로 유명한 사람이... 12몽키즈의 아만다 슐이겠네요 ㅎㅎㅎㅎ


공통점

발레 학교 또는 컴퍼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주인공과 그 주위 사람들 이야기/ 특히 주인공 캐릭터가 비슷해요.

차이점

전체적 분위기 면에선 영화가 드라마보다 비교적 많이 가벼워요.

목표

열정의 무대만큼 팬층을 키워낼 수 있을까?



모차르트 인 더 정글 (Mozart In the Jungle, 2014)

로만 코폴라, 제이슨 슈왈츠먼 제작,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샤프론 버로우즈 등


이게 제 올해 기대작이라면 이건 작년 기대작...? 동명 회고록을 원작으로 클래식 음악계의 (추잡한) 이면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천재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미친 것 같은 지휘자 로드리고를, 롤라 커크가 뉴욕 필하모닉에 겨우겨우 입성한 오보에 연주자 헤일리를 맡았습니다.


마약에 술에 섹스는 기본이고 남을 꺽기 위해서라면 음모도 꾸미고 후원자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고 뭐 이런 건 저기나 거기나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모차르트 인 더 정글은... 사실 보다가 김이 새서 중간에 중단해 버렸어요. 1편 보고 좀 기대했는데, 2편부터는 그렇게 재미있다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생각해보니 이건 코미디를 썩 좋아하지 않는 제 취향 문제인 것 같기도...^^;) 하지만 다른 분들 평가에서도 뭔가 굉장히 싱겁다는 말씀들이 많아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안심했었습니다. 플레쉬 앤 본도 1화에는 좀 충격적인 것들(전라, 섹스신, 스트립쇼 등등)이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아, 좀 세다"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2화에서 김빠지면 안되는데...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공통점

겉으로는 매우 우아해보이는 세계의 추접함을 드러내는 이야기

차이점

코미디와 드라마

목표

모차르트 인 더 정글의 미적지근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읍시다.



번헤드 (Bunheads, 2012-13)

에이미 셔먼-팔라디노 제작, 서튼 포스터, 켈리 비숍 등


'길모어 걸스'의 크리에이터 에이미 셔먼-팔라디노가 선보인 발레 드라마였죠.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인생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자길 쫓아다닌 남자와 무작정 결혼한 미쉘. 남자를 따라 그의 고향에 왔다가, 남편은 죽어버리고 혼자 남겨진 그녀는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댄스 스튜디오의 강사가 됩니다. 미쉘은 작은 동네에서 발레를 배우며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과 교감하며,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갑니다.


'길모어 걸스'에 발레를 섞은,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드라마죠. 댄스 시퀀스도 너무 좋고, 배우들뿐 아니라 조연인 프로댄서들 공연도 너무 좋았고 미쉘 역 서튼 포스터의 댄스 시퀀스도 정말 좋았는데... 캔슬 왜죠? ㅠㅠ 18편까지 열심히 방영해주길래 2시즌을 기대했건만, 결국 시청률 저조로 1시즌만 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거 캔슬됐을 때 너무 아쉬웠어요 ㅠㅠ 내 번헤드 내놔 ㅠㅠㅠㅠㅠㅠㅠㅠ


플레쉬 앤 본과는... 이건 '발레'와 'TV드라마'라는 것 말고는 1부터 100까지 모두 다른 게 인상적이라면 인상적일까요. 같은 소재를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면 이렇게 완전히 다른 드라마가 나오는구나 생각이 됩니다. 번헤드가 재생한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면 플레쉬 앤 본은 클레어의 손짓 하나 몸짓 하나에서 '슬픔'이 느껴졌어요. '발레'를 소재로 '이면'을 보여주는 '드라마'에서 기대했던 건 기본은 했다고 생각하지만 가슴을 퉁 치고 지나가는 슬픔 같은 게 느껴져서... 1화 보고 생각이 좀 많아졌어요 ^^;


공통점

‘발레’를 소재로 한 ‘드라마’

차이점

그 외에는 1부터 100까지 같은 게 하나도 없습....

목표

… 아무쪼록 시청률 파이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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