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5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최초작성 2025.05.03)
고장 로맨스 | 왕자기, 노욱효, 왕홍의, 공설아, 양사택 등 | WeTV, 채널차이나
강림의 대상 간씨 집안의 외동딸 간명서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육상을 짝사랑한다. 육상이 초시에서 해원이 되자 명서는 신랑 쟁탈전을 기회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만, 육상은 매몰차게 거절한다. 육상이 다음 시험을 위해 경성으로 떠난 날, 간씨 집안 식구는 도적의 습격에 모두 죽고, 집에 없었던 명서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육상과 그의 어머니는 명서를 구하지만, 명서는 기억을 완전히 잃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육상은 간씨 집안의 몰살과 명서의 사고가 자신의 스승 소화청의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고, 명서를 보호하고자 거짓말을 한다. 명서는 이제 육상의 누이동생 ‘육명서’로 경성에서 육상의 가족으로 살아간다. 본래 총명하고 대담하며 아름다운 명서는 곧 경성에서 명성을 얻고, 그를 좋아하는 공자들도 나타난다. 그럴수록 육상은 과거의 선택과 거짓말을 후회하며 명서를 향한 마음에 속앓이를 한다.
소설 <방하귀서>를 원작으로 한 새 로맨스 고장극으로 4월 25일 기습적으로 방영을 시작했다. 여자의 혼인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한 남자가 여차저차 사정으로 여자를 '누이동생'이라고 (사정을 아는 몇몇을 제외한)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후폭풍 때문에 땅을 치며 후회하는(ㅋㅋㅋ) 스토리다. 기억을 잃은 사람에게 거짓말하는 것과 가짜 남매 설정 등 메인 트롭만 보면 많이 보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스토리가 익숙할 땐 뭐다? 다른 매력으로 돌파해야 한다.
사실 <방상가서>가 돈을 엄청나게 많이 들인 드라마도 아니고 출연진 면면이 그런 걸 무시하고 볼 만큼 화려한 드라마도 아니다. 그래도 젊은 배우들 중에선 연기 나쁘지 않고 여러 작품에서 경력 쌓아서 드라마 팬들이라면 얼굴은 대강 알만한 인물들로 쏙쏙 뽑았다. <어사소오작> 왕자기가 오랜만에 말랑한 고장 로맨스 드라마로 돌아왔고, <운지우>, <석화지> 등으로 주목받은 노욱효가 처음으로 '메인 주연'을 맡았다. (<오복임문>은 솔직히 1/5였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 외에 <장상사> 왕홍의, <영야성하> 양사택, <구중자> 공설아 등 히트작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했던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성우 더빙이라는 점이 가장 아쉽다. 배우들이 원음 더빙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준비했으나 제작사가 최종적으로 성우 더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왕자기, 노욱효의 목소리 좋은데…
드라마는 흥미를 돋우기 위해 몇 개의 굵직한 이야기 줄기를 세웠다. 하나는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육상은 자신의 스승에게 누명을 씌우고, 간씨 집안을 몰살하고 명서를 절벽에서 떨어지게 만든 사건의 배후를 파헤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 육상은 과거 급제와 입신양명을 목표로 하며, 경성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세력을 구축하며, 새로운 조정의 큰 인재가 되어간다. 다른 이야기 줄기는 당찬 아가씨 명서의 경성 생존기다. 기억을 잃은 후에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돈을 모으고 사람을 두루 사귀며 어디에서든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진실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육상을 힘껏 돕는다. 앞으로 기억을 되찾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의 존재를 알게 되면 또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관통하는 감정의 줄기가 있는데, 이는 굉장히 명확하다. 결혼 이야기까지 오가던 이웃집 소녀의 '오라버니'가 되면서 그 소녀의 빛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하는 육상의 속앓이다.
'가짜 오라버니의 개큰후회'가 메인 테마이니 관건은 "이 오빠가 후회를 하고 짝사랑에 남몰래 속앓이를 할 만큼" 가짜 누이동생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 사실 육상과 명서의 관계는 명서가 일방적으로 마음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육상은 혼인을 거절하는 순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정작 명서가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니 육상도 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명서의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었다. 명서가 사고로 기억을 잃고 '여동생'으로 함께 지내게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고, 보석보다 더 반짝이는 명서를 보며 자신의 좁은 시야와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했던 오해들을 반성한다.
그럼 뭐해, 명서는 특유의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는다. 그중엔 정말 위험한 라이벌도 있다. 육상의 가장 골치 아픈 라이벌인 송청소. 명문 세가 진국공부의 후계자인 그는 경성 귀녀들과 다르게 대담하고 소탈한 명서에게 반한다. 명서에게 반해서 이것저것 열심히 하다 보니 입신양명까지 꿈꾼다. 섭남의 운명이 그렇듯(ㅠㅠㅋㅋ) 사랑은 이뤄지지 않겠지만 사랑의 힘으로 인생을 새롭게 살아갈 송 공자의 여정도 기대된다. 명서가 경성에서 사귄 첫 벗인 은숙군도 우당탕탕 사건 이후 명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곧 황자와 혼인할 은숙군은 명서와 장신구 가게를 함께 운영하면서 다른 황가의 며느리와는 조금 다른 삶을 꿈꾼다.
아직 8화까지만 봐서 다른 인물들이 전면으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맛집의 면모를 보여주는 커플이 있다. 거짓말과 속앓이로 얽힌 저쪽의 삼각 커플 말고, 혼인으로 인연을 맺는 서왕과 은숙군 말이다. 연모하던 남자 때문에 평판을 망치는 것까지 각오했지만 결국 마음을 정리하고 정략결혼을 택한 숙군과, 조정 내 세력 구축을 위해서라면 신부의 가문만 신경 쓰는 서왕의 만남. 지금은 황자와 배우자로서 의무를 다하면 '너는 너, 나는 나'로 살겠다고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될까요? 선결혼 후연애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줄 두 사람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여기도 진짜 맛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