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죽정

'25 5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5.02)


회수죽정

고장 판타지 로맨스 | 류시시, 장운룡, 오선의, 적소문 등 | 36부작 | iQIYI, 티빙, 웨이브

일기맹 소속 동방가는 대대로 '신화'라는 비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현 동방가 가주의 장녀, 동방회죽은 남추에 요괴를 물리치러 갔다가 요괴와 인간 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가면단의 수장을 만난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웃는가면 뒤의 사람에게 반한 회죽은 그에게 칠월 칠일 칠석에 회수죽정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호감을 품는다. 한편, 회죽은 친구 양안의 정혼자가 감찰사에 갇히자, 그를 빼내기 위해 감찰사를 움직이는 남궁가에 접근한다. 남궁가의 연회 자리에서 '천하제일검' 왕권가의 후계자, 왕권홍업을 만난 회죽은 남궁가를 치기 위해 홍업을 돕는다. 하지만 홍업이 일기맹의 이익을 우선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은 회죽은 홍업이 호감을 표현하는 것을 거절한다. 사실 동방회죽이 좋아하는 가면 뒤 그 사람은 바로 홍업이었고, 회죽은 이를 알게 되자 실망하여 이별을 고하는데...


중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호요소홍랑>을 원작으로 한 작품. 전작 <호요소홍랑 월홍편>보다 20여 년 앞선 일종의 '프리퀄'로, 인간과 요족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세상에서 인간계를 이끄는 '일기맹' 세력, 그중에서도 리더 격인 왕권가를 이끄는 왕권홍업과 '신화'라는 비기를 가진 동방가 장녀 동방회죽의 사랑을 그린다. 아이치이의 텐트폴 작품이었던 전작이 크게 부진하여, <회수죽정>은 이를 만회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했다. 재촬영과 편집, 제목 변경까지 감행하며 미루고 미루다 결국 공개했는데, 지금까지는 "<월홍편>보다는 괜찮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난 <월홍편>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는다.)


인간과 요괴가 등장하고 신비한 힘과 시간 여행 등 판타지 요소가 가득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인족 가문들 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무협 장르에 가깝다. 한 체제가 오래 지속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아주 다양한 폐단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의기투합과 로맨스 등이 나오는 걸 보면 더 그렇다.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가끔 애니메이션이라면 괜찮지만 실사화에서는 과해 보이는 요소도 있다. 배우와 배우, 무기와 무기가 맞붙는 액션 장면은 속도감 있고 촬영도 무난하다. 부분부분 CG와 의상, 분장이 과한 때도 있지만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란 점을 생각하면 용인 가능한 편.


이 드라마가 발표될 때 화제가 된 건 캐스트 라인업이었다. 류시시와 장운룡이 각각 동방회죽과 왕권홍업 역을 맡았고, 오선의와 적소문이 조연 커플이다. 그리고 후명호, 진옥기, 심월, 장약남, 정우혜, 맹자의, 팽소염, 주결경, 조일박, 진유유, 임백예 등이 특별출연한다. 사실 이들이 이 드라마를 촬영할 때만 해도 이 정도 입지는 아니었는데, 촬영과 공개 사이 1년간 <영야성하>, <구중자>, <난홍>이 히트하고 <대몽귀리>, <실소> 등도 화제가 되면서 다수가 이제는 어디 가면 주연급인 배우가 된 것이다. 이렇게 '눈에 익은' 출연진이 등장하면 이것저것 다 커버하며 스토리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특출 배우들은 에피소드별로 들어오고 나가는 반면 메인 커플인 회죽&홍업 스토리가 계속 이어져서, 중심을 잘 잡았다고 본다.



공개 이후 나온 부정적 의견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류시시의 연기다. 데뷔 이후에도 연기를 '정말 잘 하는 배우'로 평가받진 않았지만, 최근작 <장심>에 이어 <회수죽정>에서도 '대체 무슨 감정을 표현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라는 혹평을 많이 받고 있다. 류시시의 연기를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에서 로맨스 상대역인 장운룡은 물론 다른 캐릭터와 함께 있을 때 눈빛이나 표정이 다양하지 않아 인물의 감정 파악이 쉽지 않은 점은 동의한다. 난 그게 신중하고 내성적이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동방회죽의 캐릭터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반면 장운룡은 기대 이상이었다. 왕권홍업은 부패한 일기맹 안에서 정의를 추구하지만 모든 걸 자신의 뜻대로 이끌 수는 없고, 영리하지고 신중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가져올 모든 수는 대비하지는 못한다. 젊은 리더로서 느끼는 좌절감,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연대와 협업에서 찾는 안정감,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여인을 끝까지 좇는 끈기 등등 다양한 감정을 연기로 보여준다. 연기를 잘 하니까 왕권홍업의 여정에 더 관심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후속편 <호요소홍랑 왕권편>도 궁금해졌다. 대체 왕권홍업은 무슨 일을 겪었기에 아들을 저렇게 학대 수준으로 키워낸 '나쁜 아비'가 되었을까?


일단 지금까지는 재미있재미없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어서 (조금만 찾아보면 스포일러가 쏟아진다) 그 방향으로 가나 보다 하면서 보고 있는데, 왕권홍업의 여정이 궁금해서 끝까지 볼 것 같다. 성의와 이일동이 주연인 <왕권편> 보기 전에 아기 왕권부귀가 태어나는 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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