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 귀녀(안회시), 국색방화, 천타도화일세개
(최초작성 2025.03.27)
보던 것도 있고 새것도 있고, 중간에 감상이 바뀐 것도 있고, 다시 생각나서 맘 아픈 이야기도 있다. 최신 업데이트를 겸한 요즘 보는 것들 관련 잡담
<사금>을 보며, 역시 나는 배우보다는 작품을 선호하며 작품이 내 취향에 안 맞으면 배우가 맘에 들어도 두 번도 안 돌아본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장배우 경배우 다음엔 더 좋은 이야기로 만나요.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이 현대극에서 다시 합작해 주면 좋겠다. 제복을 입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큰 사건을 해결해 가는 장르물. 경배우가 무조건 선배로, 장배우는 되바라진 후배로. 로맨스는 딱 한 스푼 들어간 팽팽한 장르물 하면 둘이 진짜 잘할 것 같다.
사금의 강사&욱금 스토리가 맘에 안 든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정말 아니었다. 두 번의 생을 살며 자기 목숨과 사랑하는 기억을 내놓아 연인을 살리려 했는데, 왜 이런 애절함은 1도 담기지 않았던 걸까. 다른 커플들은 기승전결 완벽한데 메인 커플한테는 왜 이러는데?
요즘 내 최대 불만은 <안회시> 남주의 표정 없음. 설렘도 냉혹함도 사랑에 빠진 눈빛도 전부 하나라 얼굴 잡는 장면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신운래가 이렇게 표정이 없었나? <여봉행> 때도 저랬던가? 생각해 봤는데 ‘묵방’의 생각이란 “왕야”로 시작해서 “왕야”로 끝났었고 부생이 빙의했을 땐 고통에 시달리는 것만 보여주면 됐었다. 지금처럼 계산적이고 무자비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독해지는 한안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복잡한 심정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을지도. 고장극 주연 되면 연기력 털린다는 말이 무슨 뜻인 줄 알겠어요.
반면 진도령은 헝디엔에서 굴렀던 시절을 모두 보상받는 듯 훨훨 날아다닌다. 한안이 그저 독한 줄 알았는데 혼인과 부운석 앞에선 마냥 계산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 놀랐다. <안회시>가 더 잘 되어서 진배우가 더 큰 프로덕션의 톱 빌링으로 갈 수 있길 바란다. 지금 찍는 <월린기기> 기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선협이라… 일반 테마 고장 우상극에 들어갈 수 있길.
<장상사> 언제 다 보지…? <국색방화>는 또 언제 다 봐… 모아는 한 달만 결제했기 때문에 지금은 <국색방화>부터 열심히 달리고 있다. 모란이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고 양쯔 연기는 미쳤다. 어영부영 넘어가는 게 많다지만 한드의 여성 성공기 중에서도 어영부영 많았고요. 이제 절반 와서 모란이랑 장장양이 슬슬 썸 타는 거 보는 중인데 으흐흐 웃으며 보게 된다. 둘이 이런 각서 쓰던 사인데 어느샌가 서로 신경 쓰네…? 사실 모란이가 좀 늦은 거고 장장양은 벌써 셀프로 물주쩐주호구 다 되었어요. 너희의 사랑 응원한다야.
<천타도화일세개> 모아 한글 자막으로 다시 보면서 또 가슴을 치고 있다. 사실 35화부터 기억이 나지 않았…ㅎㅎ 그래서 한글자막 나온 김에 열심히 따라잡는다. 세상을 구하는 소명의 선택 때문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볼 땐 천명과 아주에 더 집중했다. 천명 신군이시여… 결국 그 수많은 거짓말과 계략과 잔인한 선택들 모두 아주와 소명이 사랑하는 세상을 지키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그도 세계의 법칙부터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뿌리를 뜯어고치는 데 앞장섰다. 그러면서 그 법칙이 깨지면 자신의 존재 가치도 사라진다는 걸 받아들였다. 다시 보니 눈에 더 잘 들어와서 미칠 것 같다.
드라마 본방 당시 마지막 장면에 대한 반응이 갈렸다. 그래서 저게 무슨 뜻이냐고. 나도 나름 생각했고, 다른 블로거의 글에 댓글도 달았다. 대략 무슨 내용이냐. 어차피 일어날 역사는 반드시 일어나기 때문에 사설신과 모현령, 남서월은 탄생할 것이며 남서월의 만신진으로 모현령이 죽고 사설신이 자신의 신맥을 끊어 모현령을 살리는 사건도 필히 벌어진다. 그러면 사설신의 신식은 마존이 된 용연의 소명에게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마존은 이미 자신의 아주는 사라졌고 세상과 모현령에겐 사설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때처럼 사설신의 신식을 완전히 흡수하는 게 아니라 그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수준의 융합을 했을 것이다. 마존이기 때문에 마기를 쓸 수 있지만 사설신의 기억, 성격, 사랑하는 마음을 모두 받아들여서 또 다른 사설신이 되었다는 뜻. 만년 전의 소명과 아주는 세상을 구하면서 영원한 이별을 택했지만 결국 사설신과 모현령의 사랑을 이루게 해 주었다. 내 머릿속에선 희망 가득한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