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요 - 두 번째 감상

'25 5월 신작 중국 드라마 결말까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6.06)


<절요>가 6월 6일 최종화까지 공개했다. (물론 난 익스프레스 패키지 사용자라 지난주에 완결을 확인했다.) 약 3주간 날 들었다 놨다 한 드라마가 이렇게 끝나다니 너무 시원섭섭하다.


종영 기념으로 이 드라마의 여정을 즐긴 분들과 나누고 싶은, 내 취향에 엑스텐을 날려버린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다. 대체 이렇게 텍스트로 주접을 떨게 만드는 <절요>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드라마 자체에 대해 소개한 아랫글을 참고하면 된다.




그냥 혐관에서 찐사되는 로맨스일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무게감을 놓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들의 여정을 차분하게 함께한다면 클라이맥스에서 기대감을 절대 저버리지 않는, 끝내주는 도파민 롤러코스터.


<절요>를 펼치기 전에 다들 묻는다. 가족을 죽인 원수의 딸과 사랑에 빠진다고? 그게 가능해? 이 드라마에선 정말 가능하다. 그걸 정말 잘 설득한다. 위소가 그릇이 크고, 소교가 현명하고, 가장 완벽한 동반자를 서로에게서 찾았고, 그 과정이 설렘, 웃음, 눈물 등 다양한 감정을 일으킨다. 일단 시작하면 처음에 의심했던 것들이 나중에 다 해소되면서 위소 편이 됐다가, 소교 편이 됐다가, 그저 둘이 안온하게 평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절요>는 로맨스 고장 우상극이라는 장르적 문법에 충실하다. 그러면서 잘 빚어낸 캐릭터와 그들 사이의 밸런스,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개별 사건을 한데 모아 전체 이야기로 끌고 가는 힘, '물'이라는 소재로 개별 에피소드 소재를 고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사건과 관계를 대하는 캐릭터의 내적/외적 갈등을 그리는 데 공을 들인 게 정말 잘 보였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걸 이렇게 풀어?'라고 놀란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 드라마 퀄리티에 일조한 순서대로 줄을 세운다면 대본과 연출이 단연 1등일 것이다.


메인 커플의 사랑에 완전 집중한 로맨스 드라마인데 두 주인공의 성장도 매우 드라마틱 하게 그린다. 혼약 하나로 남보다 더 먼 원수지간이 "너 죽으면 나도 죽는다" "너 없으면 살아서 뭐 하냐" 말하는 사이가 되기까지 개인으로서, 커플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다른 캐릭터, 악역과 아주 작은 역할까지 개별 서사를 부여하고 그들이 빛날 수 있는 순간을 줬다.



<절요>를 초, 중, 후반부로 나누어서 보면, 초반부 위가와 교가의 혼인이 성사되고 소교가 외나라 여군으로 자리 잡는 동안 사건이 팡팡 터진다. 그러다가 중반엔 힘을 모으는 듯 여러 사건들이 평탄하게 펼쳐지고, 이때 뿌린 떡밥들을 후반에 한꺼번에 회수하면서 이야기를 휘몰아친다. 상대적으로 잔잔해 보이는 중반부에는 "선결혼후연애" 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주는데, 소교와 위소가 결국 입덕부정을 끝내고 완벽하게 사랑에 빠지면서 후반부를 이끌 힘을 만들었다.


결국 위소교 부부가 모든 난관을 돌파하는 힘은 그들의 관계에서 나오더라. 둘의 소통 방식은 여타 다른 로맨스 드라마와 소설 속 커플들이 봐야 할 모범답안 같았다. 갈등이 있다면 중요한 사실이나 자신의 생각을 감추지 않는다. 치열하게 싸운다 해도 서로 얼굴을 보고 솔직하게 말하고 듣고 타협점을 찾아간다. 그런 소통으로 수많은 사건과 갈등을 극복한 젊은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자,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지기이자 동지가 되었다. 원작 속에서 갈등하고 화해하고를 반복하는 부부의 관계를 가슴이 웅장해지는 사랑 이야기로 만들 줄이야. 각색만 4년 걸렸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중국 드라마답게 (위티비 표기에 따르면) PG등급(우리나라로 치면 12세 관람가)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애썼지만, 원작의 성격(수위가 꽤 높다더라)을 가져가는 섹시타임은 잊지 않았다. 자신하는데 역대 중드에서 가장 섹시한 베드신이 이 드라마에 두 번이나 펼쳐진다. 옷은 다 입고 있지만 위소교의 성격과 특성, 이들이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모두 알고 보면 입을 떡 벌린 채 소리도 못 지르고 보게 된다. 이걸 내보낸다고? 중국 드라마인데? 사후 검열 한 게 이 정도라고?ㅎㅎㅎㅎ 부부간 스킨십이라서 기준이 다소 유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드라마는 위소교의 이야기이지만 개별 캐릭터의 서사를 꼼꼼하게 잘 챙겨줬다. 심지어 모두에게 욕먹는 악역까지도. 내가 인상 깊게 본 인물은 서브여주인 소아황(옥루부인). 어릴 때부터 거짓에 매달려 살아왔고 자기가 보고 아는 만큼만 사람을 짐작하고 계략을 짜는데, 그게 언제나 통할 순 없다. 위소에게 "세상 모든 여인의 남자를 향한 사랑엔 계산이 들어있다"라고 말하는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같을 순 없는 법. 당장 소교와 위소만 봐도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신뢰를 쌓아왔으니까. 암튼 그게 안 통해서 결국 쓰라린 패배를 당하는데 그걸 끝까지 인정하지 못했다. 그저 남자의 마음을 이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서 정작 자신이 남자 셋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불행한 여인의 삶을 보며 안타까움의 한숨만 나오더라.




그리고 위엄, 위사군! 소교와 위소의 사이를 이간질하며 등장했지만, 위엄은 그만의 굴곡진 서사를 가진 캐릭터였다. 연기도 너무 잘 해서 그의 장면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출생 때문에 가족에게도 완전한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방탕하게 살아서 평판도 좋지 않은 위엄을 유일하게 편들어 준 이는 원수라 생각했던 소교였다. 결국 소교를 맘에 품지만 옳지 않은 감정은 단념해야 한다는 충고를 듣는다. 그렇지만 유일하게 순수한 '동경'을 품은 여인을 차마 잊지 못해 그녀의 그림을 태우지 못한다. 총 40초쯤 되는 짧은 장면이지만 위엄의 감정적 갈등을 이런 연기로 풀어내다니. 류단단이라는 좋은 배우를 발견했다. 네네, <경여년> 꼭 볼게요 ㅠㅠㅠㅠ



암튼 <절요>와 함께 한 5월 한 달 정말 행복했다. 이제 소교와 위소는 비비와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며, 모두의 행복을 위한 태평성세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만 또 여기 남아서 위소교쀼의 행복을 바라며 울고 있겠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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