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강선

'25 6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6.17)


임강선

선협 로맨스 | 백록, 증순희, 하서현, 진흠해, 양영기 등 | 32부작 | 아이치이, 티빙, 웨이브 등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정운종의 제자 이청월(백록)은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조차 없어서 매번 무시당하거나 억울하게 사건에 휘말리기 일쑤다. 청월은 아픈 몸을 이끌고 약초를 구하러 산에 올랐다가 절벽에서 떨어지는데, 그때 하늘에서 온 태상현존 백구사(증순희)가 그를 구한다. 구사는 청월이 자신의 반려라고 주장하고, 청월은 엉겁결에 구사의 신부가 되어 신선들의 세계 구중천으로 향한다. 하지만 구사는 청월의 자유를 속박하고 냉담하게 대할 뿐 아니라, 청월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청월은 구사의 부하인 번능아를 통해 자신이 구사의 반려였던 사령선존 화여월(백록)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 한편 구사는 청월에게서 화여월의 능력을 발견하고, 몇백 년 전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청월을 봉인하려 한다.


천지 만물이 생겨날 때 같은 근원에서 태어난 사령신존 화여월과 대성현존 백구사가 오랜 세월 함께 경험하는 사랑과 갈등의 이야기.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삼계를 넘나드는 두 신선의 치열한 부부싸움" 되시겠다. 뻔하게 시작했다가 자세를 한번 가다듬게 하는 전개를 보여주는, 매운맛 선협 멜로.


초반 청월이 구사의 반려로 구중천에 올라가서 생고생하는 부분은 선협드라마에서 많이 본 전개 - 밑도끝도 없는 여주인공의 고난 - 로 보여서 "아, 뭐야. 또 그저그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청월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전형이라고 생각했던 관계와 캐릭터가 한 번 정리되면서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이청월, 아니, 화여월과 백구사가 왜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난 원수 관계가 된 것인지, 그런데 왜 얘네들은 서로를 '반려'라고 칭하며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지 말이다.



내가 선협드 경력이 짧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감정이 끈적해서 할말 잃게 만드는 작품은 처음이다. 무조건적인 사랑도 아니고, 무조건적 증오도 아니고, 너무 사랑하고 너무 미워서 미쳐버린 여자와, 미쳐버린 여자의 광기를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사랑을 놓을 수가 없는 남자. 설정은 진짜 맛집인데 대본을 잘 썼는가... 는 잘 모르겠다. "헐 대박!" 같은 즉각적 반응을 보이게는 하지만 그 뒤 이야기가 궁금...하진 않다. 오히려 이걸 가지고 드라마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 연출에 눈길이 간다. 분장이 좀 과한 부분은 있고 CG가 많은 화면은 어색하긴 하지만 화여월과 백구사가 인계에서 부부로 사는 동안에는 의상, 분장, 미술 같은 것도 전체적으로 좋았다.


그래도 이 드라마의 백미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다. 백록과 증순희가 끈적한 멜로를 이렇게 잘할 줄이야. 선협의 탈을 썼지만 감정은 유치하지 않기 때문에 화려한 껍데기를 뚫고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는 게 과제였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좋은 편이다. 백록이야 여러 작품들, 특히 망사를 기가 막히게 말아준 <장월신명>을 봤기 때문에 <임강선>에서의 연기도 나쁘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증순희... 어디 가서 선협 멜로 연기 속성과외 받고 온 것처럼 너무 잘한다. 작품 하나씩 볼 때마다 비주얼도 연기도 한층 발전하고 있으니, 다음 작품인 <월린기기>에선 또 얼마나 잘할 지 기대가 된다. 성우 더빙을 쓴 건 많이 아쉽다. 제작사의 선택이라는데, 백록이나 증순희 모두 원음 연기 경험이 풍부해서 괜찮았을 것 같다.


6월 15일 기준 24화까지 공개되었고,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1일 1회차 공개하여 32화로 완결 예정이다. 익스패키지는 아마 20일이나 21일 정도 풀릴 것 같다. 이미 이만큼 왔는데 기가 빨려서 더이상 몰입하긴 싫지만, 화여월과 백구사의 관계를 파국으로 이끈 음모가 뭔지, 누구의 짓인지 알고 싶어서 내용 확인차 끝까지 볼 것 같다. 한국 방영권은 KT스튜디오지니가 확보했다. 6월 16일부터 TV 방영 후 티빙, 웨이브 등 OTT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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