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권일몽

'25 6-7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6.26)


서권일몽

고장 로맨스 | 이일동, 루유녕, 축서단, 왕이륜, 왕우석 등 | 40부작 | 아이치이

어쩌다 스타 배우의 상대역, 무려 "여주" 자리를 꿰찬 무명배우 '송소어.' 대본을 열심히 분석하던 어느 밤 갑자기 시나리오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 '송일몽'이 된다. 소어, 아니 일몽은 원래 대본대로 남주 '남형'의 손에 죽고 싶지 않았기에, 서브남주인 '초귀홍'과 어떻게든 결혼해 위험에서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혼인 당일부터 마치 버그가 걸린 듯 108가지 다른 죽음을 반복해 겪는다. 결국 일몽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시나리오대로 남형을 만나고, 그와 결혼하고, 그 때문에 죽게 될 운명인 것. '작가 양반'의 의도대로 모든 캐릭터들이 일몽이 남형과 만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두 사람은 어화원에서 시끌벅적한 첫 만남을 가진다. 일몽은 살인귀의 손에 죽기는 싫기에 남형이 필요한 걸 가져다주겠다는 "동맹"을 제안한다. 한편 집안 때문에 일몽을 손에 넣으려 했던 남형은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일몽을 죽이려 하지만, 그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스스로 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빙의'라는 설정을 가볍게 말아줄 로코물인 줄 알았는데 또드 하나가 왔다 ㅋㅋ <서권일몽>은 어쩌다 자신이 출연할 개막장 드라마의 대본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된 무명배우가 100% 죽음이 예정된 운명에 발버둥 치는 이야기인데, 코미디, 로맨스, 피 땀 눈물 다 주는 종합선물세트가 될 예정. 캐릭터 빙의, 창조된 세계, 이미 결정된 운명, 고장 로맨스 장르 트롭들을 모두 가져와서 말아준다.


1화 첫 장면부터 꾸꾸꾸한 이일동과 류우녕으로 눈을 홀렸다가, 삼각 칼찌르기로 '이게 뭐야 ㅋㅋㅋㅋ' 폭소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 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오자마자 송일몽이 시나리오 세상에 들어가고, 상상할 수 있는 온갖 방식으로 죽는다. 이 부분에서 벌써부터 또드의 느낌을 진하게 받았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일몽이 어쩔 수 없이 개막장 스토리를 따라가며 "작가 양반 이건 아니지!" 외칠 때마다 깔깔 웃게 될 것이다.


이 드라마를 계속 본다면 골 때릴 정도로 돌아이력을 자랑하는 예측불가 스토리, 이걸 정성스럽게 만든 프로덕션과 배우들 연기 덕분일 것이다. 특히 이일동! 잘 하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1화는 전체 설정과 드라마의 분위기 모두 잘 잡아줘야 하는 중요한 회차였는데 거의 '원우먼쇼'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분량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류우녕 또한 기대한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남형일 때 미간을 잔뜩 찌푸린 서슬 퍼런 인상을 보여주다가 이십육일 때 강아지 같은 눈빛을 보여주는 건... 벌써부터 설렌다. 앞으로 더 어떨지 궁금해진다.


아, 또드답게 <서권일몽> 첫 6화 동안 남녀 주인공은 벌써 세 번이나 키스했다. 유달리 키스신 로이터가 많았지만 이렇게 많을 줄이야...


게다가 살신, 전쟁광이란 악명을 떨치는 남주는 여주가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 많이 알아서(당연하다. 결말까지 다 읽은 유일한 사람) 죽이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 매번 여주를 구한다. '남자 주인공은 절대 여자 주인공을 죽일 수 없다'라는 드라마 트롭을 아주 제대로 활용한다. 화살을 쏘고, 표창을 던지고, 물에 빠뜨려도 자기가 결박을 풀고 달려나가 대신 상처를 입는다. 이런 자신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 남주는 멘탈이 나가버린다. 남형아 정신차려ㅋㅋㅋㅋㅋ



물론 남형에게도 서글픈 사연이 있다. 7황자이지만 아버지 황제의 사랑은 받지 못하고 10대가 되면서 전장을 떠돌아다녀야 했다. 공훈을 세워도 인정받지 못하고 겨우 경성에 돌아와서도 관리들이나 황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어렵게 세력 확장의 가능성을 봤나 했는데 송일몽은 혼인은 안 한다며 버티니 세상일 뜻대로 되는 게 없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은 앞으로 더 펼쳐질 것 같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잔강월의 당주 '이십육'. 강호세력을 거둬 정예병으로 키우면서 도박장, 주루 등으로 큰돈을 번 인물이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이십육은 남형의 다른 신분이다. 문제는 이 대본에는 이십육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송일몽은 남형의 유인에 걸려 잔강월에 들어갔다가 위험에 처하고 이를 이십육이 구해주면서 둘이 만난다. 그러면서 '이십육'이라는 캐릭터는 드라마의 독립 "변수"가 된다. 송일몽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대단한 '이대협'에게 호감을 품고, 잔강월 부당주 상관학은 호감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라고 남형에게 권한다. 아유 이젠 2역을 하는 1인과 삼각관계가 나오네 ㅋㅋㅋㅋㅋ


<서권일몽>은 아이치이에서 감상 가능하다. 방영 일정표에 따르면 7월 15일 최종화 공개. 한국 방영권은 KT스튜디오지니가 확보했다. 티빙, 웨이브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ps. <일념관산> 제작사에서 만든 작품이다 보니 <일념관산> 출연진도 나오고, 장면도 나오고(ㅋㅋ), 음악도 나온다. <일념관산>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가끔 나오는 '이 익숙한 향기는...?'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갈 것이다.


ps 2. 남형 옆에는 부장인 부귀만 등장해서(<절요> 위량장군 역 왕성사 배우) 이번에는 형제들이 없나 했더니, 잔강월 패밀리가 있었다. 류우녕과 숑디먼이 나오는 드라마는 백 퍼센트 눈물 예약인데, 이번에는 제발요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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