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설록

'25 7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6.07.18)


조설록

고장극, 미스터리/수사/로맨스 | 리란디, 오서붕, 여승은, 심우결 등 | 38부작 | 아이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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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 진왕의 사건에 연루돼 온 가족이 몰살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리시경 심의의 딸 심완은 진부 아홉째 아씨 진완의 신분을 빌려 형주로 도망친다. 약왕곡에서 익힌 의술과 부검 기법으로 진완은 사람을 살리고, 사건을 수사한다. 언젠가는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의 결백을 증명하고 사건의 진상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진완은 현 황제의 고모인 대장공주를 구해준 인연으로 황제의 조카인 예왕 세자 겸 삭서군 장군 연지를 만난다. 연지는 사촌 형인 진왕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억울함을 밝히고자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은 형주에서 손발을 맞추며 살인 사건을 해결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간다. 연인이 된 후에도 그들의 합동 수사는 계속되고, 마침내 경성에서 이들의 목표를 이룰 기회를 얻는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고자 하는 여성 의원과 사촌 형의 죽음에 얽힌 진상을 밝히려는 황족이 사건 수사 파트너가 되어 살인 사건을 해결해 가는 미스터리 수사 고장극. 고장극, 현대극 가릴 것 없이 매 작품마다 "연기 정말 잘 한다" 평가받는 리란디와 <백월범성> 이후 '잘생긴 젊은 남배' 라인에 합류한 오서붕이 각각 의선 심완/진완(이후 완아라고 칭한다)과 예왕 세자 연지 역을 맡았다. <성한찬란> 여승은, <난심> 심우결 등 다양한 작품에서 만났던 배우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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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설록>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속도다. 이야기 전개 속도가 거의 숏드 수준이다. 45분 내외, 38부작에 무려 8개의 사건을 해결한다. 완아의 아버지, 연지의 사촌 형이 얽힌 가장 중요한 사건을 파헤치는 건 물론, 주인공들을 둘러싼 가족, 친척, 친구 등 다양한 관계도 살피고, 경성부터 지방 후부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권력 지형도 탐구하며, 메인 커플은 물론이고 서브 커플들의 로맨스도 진척시킨다. 이게 정말 가능한 건가...?


그러다 보니 사건을 제외한 요소들은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듯하다. 감정의 꼬임이 별로 없고, 사건 외의 음모와 갈등은 크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수사 말고 다른 것들은 크게 기대해선 안 된다. 심지어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속도전이다. 일단, 세자 전하가 고모할머니를 살려준 여자 의선에게 "첫눈에 반하는" 걸로 시작하고, 좋아하는 마음 앞에서 갈팡질팡 그런 것도 없다. 이걸 화끈하다고 해야 할지, 단순하다고 해야 할지.


ezgif-258cfa9d96a6f1.gif?type=w3840 소년장군, 여자 의원에게 반하다. 세자 전하 정신 차려 ㅋㅋㅋㅋㅋ


7월 17일 기준으로 14화까지 공개되었는데, 지금은 두 주인공 모두 사건 수사에 몰두하고 있다. 완아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제약을 벗어나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모든 부분에서 열과 성은 물론 악까지 다 동원해서 사람을 구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연지는 첫눈에 반한 그녀가 자신이 그동안 찾고 있던 진실을 밝혀줄 사람일 거라 확신하고 그의 후원자이자, 수호기사이자,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준다. 두 주인공 모두 자신의 일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정의 실현을 목표로 움직이는 캐릭터라, 이들 개인이나 이들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모호함이나 갈등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선을 넘으려 하면 '정신 차려!'라며 채찍을 때려줄 사이...? 어차피 로맨스가 양념처럼 들어갈 드라마여서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근데 키스를 왜 그렇게 많이 하는 건데? 예고된 것만 8번...


전체적인 미감은 마음에 드는 편이다. 주인공들이 귀족이라 적당히 화려하면서도 공포영화 같은 스산함과 수사물의 차가움을 유지한다. 각본은 사건 수사에 많은 부분을 집중하고 있지만 여러 군데에서 잠깐 숨돌릴 시간은 준다. 연출도 수사물의 차가운 톤은 유지하면서 두 주인공의 대사, 눈빛, 행동으로 그들 사이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적당히 흥미롭고, 적당히 복잡하여 부담 없이 볼 만한 수사물이다. 밥먹작으로 딱일 만큼 ㅋㅋ 앞으로 완아와 연지가 펼칠 활약과 두 연인의 알콩달콩을 계속 지켜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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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란디 너무 예쁘다. <조설록> 완아 헤메코 필승.


ps 2. 고장극 중심으로 중드를 본 분들이라면 최근 몇 년간 드라마에 자주 출연한 조연 배우들이 눈에 익을 것이다. 이들의 출연작인 <백월범성>, <영안여몽>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아이치이에서 방영한 주예빈 감독 작품이라는 것. 알고 보니 <조설록>의 제작자가 <백월범성>, <영안여몽>, 그리고 곧 나올 주예빈 감독의 신작 <일소수가>의 프로듀서다. 어쩐지 크레디트에 주예빈이 없는데 아는 얼굴이 너무 많이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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