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구작 짧은 감상
(최초작성 2025.08.05)
틈틈이 보고 있는 입소문 좋은 드라마들. 재미있는 온에어 드라마 나오면 또 미뤄지기 때문에 소강기에 부지런히 봐둬야 한다.
미스터리 고장극 | 왕자기, 소효동 주연 | 36부작
당나라 선종 시기, 서남 땅의 오작 집안에서 자란 초초는 오작 시험을 보기 위해 홀로 장안에 왔다가 수사 천재 안군왕 소근유를 만나게 된다. 소근유는 오작 초초와 함께 장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가 그 뒤에 숨은 음모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진실을 찾아 검주로 향한 소근유와 초초 일행은 그곳에서 초초의 출생의 비밀과 소근유의 아버지가 남긴 놀라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또 다른 거대한 음모까지 알아낸다. 그 과정에서 초초와 소근유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트지만 오작이란 신분이 장애가 되는데, 그들은 복잡하게 뒤얽힌 사건 뒤에 숨은 진실을 밝히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겨울달 선정 중드계 대표 워커홀릭 커플, 소근유 & 초초 커플의 이야기. <어사소오작>은 정식 오작이 되고자 장안에 온 초초가 삼법사를 이끄는 안군왕 소근유에게 발탁되어 함께 기이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그들의 과거를 파헤쳐 진실을 밝히고 미래를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말 그대로 열심히 수사하다가 사랑에 빠지는데, 비중으로 따지면 수사가 9, 로맨스가 1(이것도 많이 봐준 듯)이다. 왕자기가 젊지만 노련한 수사관 소근유 역을, 소요동이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검시관 초초 역을 맡았다.
신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저예산 드라마이지만 캐릭터와 이야기가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즌 2 제작을 확정했다. 나는 시즌 2 제작 소식을 접한 후 드라마를 봤는데, 캐릭터와 수사 과정이 재미있고, 예산 범위에서 최대치로 뽑아낸 프로덕션 퀄리티가 인상적이었다. 진짜 일밖에 모르던 남녀가 일로 인연을 맺고 사랑에 빠지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 겪지 않을 일을 함께 겪다 보니 눈에 보이는 로맨스 장면이 많지 않아도 그래서 소근유의 청혼이 급발진처럼 보여도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다. 서브커플 경익과 냉월은 캐릭터 설정도, 함께 자란 소꿉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로맨스도 재미있다.
시즌 1에서 초초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소근유는 오랫동안 찾았던 아버지의 행방을 알게 된다.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혼인을 약속하고 그날 일련의 살인사건을 지시한 진짜 범인을 유인하는 데 성공한다. 황제는 교지를 내려 초초의 공을 치하하고 그를 정식 오작으로 인정한다. 시즌 2에는 여전히 워커홀릭인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젠 사내 부부가 되어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하는 소근유와 초초의 새 수사 일지를 기대한다.
무협 로맨스 | 장요, 장아흠 주연 | 43부작
도난당한 그림 '천하도'를 되찾기 위해 몇몇 강호인이 힘을 합친다. 그중 의원인 좌경사는 정체불명의 도둑 비구아를 보고 어릴 적 그를 구했던 소녀를 떠올린다. 비구아, 즉 소운락은 스승을 살리기 위해 10년간 귀한 약재를 찾아 헤매었다. 좌경사는 독에 당해 죽을 날만 기다리는 자신에게 삶의 희망을 준 소운락을 위해 그의 짐을 나눠지려 하지만, 고집스러운 소운락을 설득하면서 강호 세력 간 갈등과 조정의 탄압, 모든 일의 발단인 10년 전 사건 사이에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추천은 많이 받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어느 날 홀린 듯 1화를 재생한 후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 <일촌상사>는 정의가 사라진 어지러운 강호에서 각자의 욕망과 뜻에 충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주요 캐릭터의 서사가 탄탄하며, 그들 사이의 감정적 갈등은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다. 특히 중드계 독기 캐릭터를 꼽으면 세 손가락 안에는 들 좌경사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미친놈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린다. 사랑과 대의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면서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에게 상처를 주면서 고집스럽게 대의를 좇고,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결국은 자신이 더 희생하는 캐릭터다. 아니 저 몸으로 정말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랑하는 거 보니 나의 나태함을 반성(!!)하게 된다. 그런 좌경사를 사랑하지만 믿지 못해서 칼로 찌르고 울고불고 난리 쳐도 끝까지 옆에 있는 소운락도 독기 충만하다. 그러니까 너네가 커플이지 싶다.
이 드라마는 메인 커플인 좌경사-소운락 외에 두 커플이 더 등장한다. 부모의 원수를 갚는 날만 꿈꾸는 심만청과 웃음과 능글맞은 태도 뒤에 고통스러운 과거를 숨긴 문사연. 강호의 냉혹함을 목격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은장가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밝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강아. 이 두 커플의 사랑 이야기도 전체 플롯과 맞물려 마음을 울린다. 저 앞에 독기 커플까지 합친 세 커플 중 가장 연장자인 만청-사연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자주 나오진 않지만 그들이 함께 하는 순간은 정말 설렘이 맥스다. <일촌상사> 팬들이 왜 곰탱이 아저씨를 외치는지 이해가 된다니까...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지도, 크게 유명한 배우가 등장하지도 않아서 화제가 되진 않았지만, <일촌상사>는 숨은 명작으로 꼽을 만하다. 아쉽게도 8월 말 방영권이 만료되어 한국 OTT 서비스에서 내려갔다. 현재 감상 가능한 플랫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