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풍파

'25 8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8.30)


정풍파

미스터리 고장극 | 왕성월, 상함지, 진유유, 강남, 허뤄뤄, 덩카이 등 | 36부작 | 아이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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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 최고의 탐정, 신포영 소속 포졸 소북명은 스승을 죽이고 나라를 배신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긴다. 그 후 3년 만에 다시 경성으로 돌아온 소북명은 사매인 종설만과 지혜롭고 용감한 동료들과 함께 여러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야살’의 진실을 밝혀내며, 대제의 혼란을 잠재우고, 백성을 지켜내려 한다. - 아이치이 <정풍파> 시놉시스


<영안여몽>, <주생여고> 등 다양한 작품에서 경험과 인지도를 쌓은 왕성월의 첫 원톱 주연 드라마. <정풍파>는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 포졸 소북명(왕성월)이 살인 누명을 쓰고 도주한 지 3년 후 다시 나타나 동료들과 사건을 해결하고 잔인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다는 이야기다. <선태유수> 상함지가 신포영 유일의 여포졸이자 소북명의 소꿉친구 겸 사매 겸 약혼자인 종설만, <일념관산> 진유유가 과거를 숨긴 신포영 오작(검시관) 풍청조, <상식> 강남이 사건으로 이들과 인연을 맺은 대장군의 딸 곽대용, 중국 아이돌그룹 RISE 출신 허뤄뤄가 소북명을 따르는 신입포졸 동쌍, <선태유수> 덩카이가 소북명과 라이벌 관계인 암정영 소속 제갈공운 역을 맡았다.


아이치이에서 8월 1일부터 방영되었는데, 중국 본토와 동일하게 서비스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하루에 1편씩 무료로 공개했다. 유료 서비스 조건인 심의 관련 문제라는데, 문의에 대한 답변 메일을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다 보니 일일드라마로 시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좀 쌓아뒀다가 봤는데, 8월 25일 기준으로 전편이 모두 공개되고 VIP용으로 전환됐다. 매일 한 회차씩 공개될 때는 "이걸 언제 다 봐, 재미도 없고..."라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풀리고 몇 편씩 연달아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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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다. 드라마 전체적으로 괜찮다. 각본도 헐렁하지 않고, 연출도 흥미진진하다. 프로덕션 퀄리티도 준수하고, 배우들 연기도 나쁘지 않다. 살인사건 수사가 주된 소재라서 현장 재연, 부검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나오는 특수분장, 더미 퀄리티 등등도 좋다. 밤 또는 어두운 곳에서 촬영한 장면이 많지만 아이치이의 고화질 화면으로 시청하기에 나쁘지 않다.


드라마는 '야살'이라는 악인이 일찍 존재감을 드러내고, 소북명과 동료들이 개별 사건을 해결하면서 야살의 정체에 조금씩 접근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사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대강 넘어가는 느낌도 없다. 수사 자체가 야살과의 머리싸움처럼 전개되는데, 2보 전진 1보 후퇴를 거듭하며 잡힐 듯 말 듯한 그의 목적과 정체를 밝혀간다. 다들 일하느라 바쁘지만 그 사이에 동료애와 우정, 특별한 감정을 키워가기도 한다.


스토리 자체가 힘을 줄 부분은 제대로 주고 긴 호흡을 가지고 빌드업하는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회차가 많은데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는 지점이 너무 늦다. 드라마 전반부에 일어난 개별 사건을 수사하면서 팀이 찾은 단서에는 '영태 23년'과 '해애'라는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는데, 바로 이 '영태 23년에 해애에서 일어난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건 24화 이후에 일어난다. 만약 이게 책이라면 재미있겠지만, 매일 시청자의 시간과 집중을 요구해야 하는 드라마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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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있긴 하지만 '팀 빌딩' 과정 자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3년 만에 나타난 소북명을 믿지 못한 종설만은 그에게 독을 먹였다. 그게 하필 맹독 중의 맹독이어서 소북명은 무공을 모두 잃었고, 침을 맞으며 중독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 그러니 액션은 종설만과 동쌍이, 치료는 풍청조가 담당해 소북명의 생활과 수사를 돕는다. 네 사람의 머리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똑똑한 곽대용이 나서고, 공권력이 필요할 때는 가끔 제갈공운을 불러 부탁한다. 세상에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던 시절의 소북명은 자만심 때문에 팀 플레이어가 아니었지만, 3년 후의 소북명은 자신의 한계를 보완해 줄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또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배우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보자. 왕성월은 아직 어리고 발전의 여지가 많지만 <정풍파>에서 주연으로서 한 작품을 이끌 힘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 이야기는 소북명이 시작하고 소북명이 마무리를 짓기 때문에 그의 활약이 매우 중요했는데, 지금의 연차와 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상함지, 진유유, 강남, 덩카이 등 다른 드라마에서 봐왔던 배우들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허뤄뤄는 아마 이번이 장편 고장극 첫 출연일 텐데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주요 배역들 중에 연기를 눈에 띄게 못한다는 배우는 없어서 아주 편안하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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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드라마의 결말은? 야살의 정체가 밝혀지고, 해애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며, 소북명과 야살이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이 지점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데에 반전이 있고 사건 간 연결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후반부가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스포일러는 되도록 확인하지 않는 걸 권한다. 방영 전 제작진이 밝힌 대로 '해피엔딩'은 맞으니까 주인공이 죽거나 하는 걸 싫어하는 분들은 안심하고 보셔도 되겠다.


<정풍파>는 아이치이에서 서비스 중이며, VIP 회원은 전편 시청이 가능하다. 한국 방영권은 KT 스튜디오 지니에서 확보했다. 티빙, 웨이브 등에서 감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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