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0-11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최초작성 2025.11.03)
무협 액션 | 공준, 팽소염, 교진우, 상화삼, 양우동 등 | 38부작 | Youku
강호 최강 살수 조직 '암하'는 소·모·사 세 가문으로 이루어졌다. 조정에서는 황제의 친척과 외척을 죽일 수 있고, 강호에서는 파벌을 멸할 수 있어, 모든 강호 사람이 두려워하는 최고의 살수 조직이다. 암하 대가장은 당문 둘째 어른을 암살하는 임무 중 희한한 독에 걸리자, 세 가문은 '면룡검'을 차지하려 하고, 새로운 암하 대가장이 되려는 생각을 드러냈다. 소모우는 암하 주영 수령 '괴'로서 지지십이생초 '묘토' 모우묵 등과 함께 대가장을 끝까지 호위했다.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옛 선배 소철과 절친한 친구인 소창하의 저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약왕곡의 신의 백학회와 인연을 맺게 된다. 격전 끝에, 새로운 세대의 암하가 세워졌다. 소창하가 대가장이 되었고, 소모우는 소가의 가주를 맡게 된다. 그들은 '피안 계획'을 통해 암하를 변화시키고 그림자 속이 아닌 빛 속에서 살며, 더 이상 누군가의 손에 든 칼이 아닌 새로운 암하를 만들고자 한다. 이 목표를 위해 그들은 강호 각파와 황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새로운 출길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 유쿠 <암하전> 시놉시스
<소년가행>, <소년백마취춘풍>에 이은 주목남의 '소년가행' 세계관 세 번째 드라마, <암하전>이 드디어 공개됐다. 세계관 내 살수 조직 '암하'의 이야기로, 대가장, 즉 조직 리더의 중상으로 시작된 암하 내부의 격변을 그린다. 그 중심엔 살수이지만 자신만의 원칙이 있는 '소모우'가 있다. 피비린내 나는 인생을 살면서도 조용하고 안락한 삶을 동경하는 인물이다.
<산하령> 공준이 소모우를, <동궁> 팽소염이 소모우의 동료인 모가 출신 모우묵을 연기한다. <고검기담> 교진우가 소모우의 선배 소철, <일념관산> 상화삼이 암하의 변혁을 꾀하는 소모우의 친구 소창하, <우견소요> 양우동이 약왕곡 신의이자 소모우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는 백학회 역을 맡았다. <소년가행> 윤도 감독이 직접 연출했다. 작중 배경이 <소년백마취춘풍> 3년 후로 설정된 만큼 <소년백마취춘풍>의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무협물을 썩 좋아하지 않고, <소년가행>이나 <소년백마취춘풍>을 보지 않았는데도 <암하전>은 꽤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앞선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한 요소들이 몇 개 있다. 판타지 무협 요소의 적절한 구현,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주인공의 성장 서사와 친구, 동료들과 나누는 우정과 동료애 등이다. 나는 <암하전>을 통해 처음 이 세계를 접했다. 아무래도 배경도, 설정도 그러한지라 다른 두 드라마보다 조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다. 무협물 특유의 설정 - '네 이름이 뭐니?'와 각종 부연 설명들 - 과 <소년가행> 세계관을 정통 무협과 차별화하는 CG 90, 무술연기 10 액션 장면, 특유의 개그 코드 등은 처음에는 적응이 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소모우라는 캐릭터의 여정이다. 굉장히 꼿꼿한 무림 협객 스타일의 살수? 당연히 흥미롭지. 돈 받고 사람 죽이는 게 일이지만 본인의 원칙을 고수한다. 조직 내 권력의 향방이 모호한 상황에서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임무를 수행한다. 변혁의 물결이 닥쳤을 때 저항하기보단 더 나은 결과를 모색한다. 그러면서도 강호인답게 은원은 명확하고 복수는 반드시 해낸다. 소모우를 주목하는 많은 세력이 그를 끌어들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소모우는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면서 이를 격파해 간다. 그래서일까? 이름이 '모우', 즉 '해 질 녘에 내리는 비'이지만 사람 자체가 반짝반짝 빛난다. 어둠에 숨어 사는 암하의 살수들은 그를 동경한다. 드라마 내내 소모우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랑받거나 존중받는다.
그중 소모우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단연 소창하다. 이 캐릭터도 참 독특하고 매력이 넘친다. 소창하는 암하의 개혁을 꿈꾼다. 일명 '피안 계획'을 통해 그는 암하를 조정하는 외부 세력과 단절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구세력을 숙청한다. 원래 사람 죽이는 데 거리낌 없다. 개혁을 추진하면서는 더 그렇다. 그럼에도 소모우는 자신뿐 아니라 누구도 손댈 수 없다. 그 옛날, 소모우가 죽을 각오로 두 사람의 목숨을 모두 지켰을 때부터, 소창하는 자신을 버리면서도 모우의 목숨과 원칙을 지켜주려 한다. 두 사람의 성격은 너무나 다르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진실하다. 창하가 다 져주는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할 때 모우는 창하의 옆에 있어준다. 창하가 결국 무명자(소, 모, 사씨의 직계 혈통이 아닌 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대가장이 되자, 모우는 소씨 가주가 되어 창하의 옆에서 그의 폭주를 막기로 한다.
<암하전>은 소모우가 중심인지라, 다른 캐릭터는 소모우와의 관계나 그의 여정에 따라 등장한다. 소모우와 좋은 감정을 나누는 백학회, 백학회의 생부인 소철은 평범을 꿈꾸는 소모우의 '낙원'을 지킨다. 소모우와 생사를 함께 했던 모우묵은 암하의 변화 이후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배경과 등장하는 세력, 캐릭터도 달라진다. 천계성에서는 암하가 외부 세력과 단절을 꾀하는 동시에 <소년가행>의 중요 배경 사건인 '랑야왕' 소약풍을 노린 음모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소모우가 아버지의 복수를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무쌍성과 강호로 옮겨가 강호 최고 검객들의 경쟁을 그린다. 소모우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여정과 함께하기에 중심인물과 배경의 전환이 급격하지 않다. 소모우에 매력을 느낀다면 이 이야기들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암하전>은 이전 시리즈가 있다는 게 진입의 가장 큰 장벽이다. 이미 두 편이 나왔다는 사실의 가장 큰 단점은 <소년가행>을 보았다면 암하와 소모우, 소창하 등 주요 캐릭터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네... 저는 궁금해서 그 부분만 따로 보았고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밝은 미래를 꿈꿨던 두 청년이 그런 결말을 맞는다는 사실이 참 씁쓸할 뿐이다. 앞으로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서 <소년가행>과 유기적으로 연결될지 기대된다.
<산하령>은 현재 유쿠에서 시청 가능하다. 감상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한글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11월 12일 최종화 공개 예정이다. 한국 방영권은 채널 차이나가 확보했다. 깔끔한 자막으로 보고 싶다면 채차가 나을지도? 방영 시기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