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눈길 가는 중국 배우들

어쩌다 보니 필모 따라잡는 중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12.06)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배우 팬은 아니다. 그저 드라마 보다가 눈에 띄는 배우들이 있으면 찜 해놨다가 차기작을 '찍먹'하고, 재미없으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요즘은 중드에서 그런 배우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연기가 괜찮은 배우는 기억해놨다가 고장극을 훑어본다. 그렇게 고장극 헤비 시청자의 눈에 들어온 몇몇 배우들을 소개한다.



백주 (白澍, 바이슈)

대표작: 유리미인살, 소년백마취춘풍, 암하전, 금월여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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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극만 보는 게 아닌 이상 중드 팬이라면 백주의 얼굴을 한 번쯤은 봤을 거다. 중국 선협 드라마 필수 시청작 중 하나인 <유리미인살>을 시작으로 꽤 많은 고장극에 출연해 왔으니까. 2016년 데뷔했지만 출세작은 2020년작 <유리미인살>이며,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원래 성의 등이 속한 환서세기 소속이었으나 어느 시점에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류학의도 같은 소속사였으나 현재는 아님).


원래 다작하는 배우인데 2025년엔 정말 많이 나왔다. <이인지하 2>, <선태유수>, <염무쌍>, <소화약금>, <금월여가>, <암하전>, <수룡음> 등에 출연했다. (나도 거의 다 봤다) 게다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본인이 직접 후시 녹음을 하는 편인데, 귀에 쏙쏙 박히는 저음이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주로 ‘주인공의 든든한 조력자나 친구’ 또는 ‘코믹 릴리프’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그중 하나만 꼽는다면 <소년가행> 시리즈의 랑야왕 소약풍. 시리즈 전체에서 각 드라마의 주인공들 다음으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소년가행>에선 이미 죽고 없는 그의 아우라가 드라마 전반을 지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배우는 소약풍의 아들 소릉진 역을 맡음) <소년백마취춘풍>에선 우아하고 결단력과 리더십을 갖춘 천하제일 인재로 등장해 ‘소약풍’이란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암하전>에도 출연함으로써 시리즈 전체에 출연한 배우 중 하나가 되었는데, <암하전>에서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자가 되어 조정과 강호 세력 사이에서 그를 노리는 자들에 힘겹게 맞선다. 한편 <금월여가>에선 악역 ‘하여비’를 맡아 의붓 누이 하안의 공적을 빼앗는 못난 오라버니를 잘 소화했다. 이걸로 백주를 처음 접했다면 다른 캐릭터에 적응 못할지도 ㅋㅋㅋㅋ


올해 내놓은 작품이 많지만 차기작도 많다. 고장극 <화개금수>, 이굉의, 장강락과 다시 호흡을 맞춘 선협극 <십만광화입몽래>,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첫 주연작 <풍화령>이 있다.






고한 (高寒, 가오한)

대표작: 성한찬란, 낙유원, 도화영강산, 헌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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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을 처음 본 작품은 <성한찬란>이다. 오뢰, 이윤예, 여승은 등 잘생긴 배우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고한은 삼황자 역을 맡아 사람‘만’ 좋은 태자 형님을 몰아내고 후계자가 되길 꿈꾸는 야심가를 잘 소화했다. 군상극이라 분량은 적지만 캐릭터와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 선 고운 얼굴을 보며 미치고 팔짝 뛰는 때도 있었는데, 바로 <낙유원>의 '류승봉'이다. 그는 대장군의 양자가 되어 누이동생 대신 ‘최림’으로 살아왔지만, 유일하게 원했던 존재인 누이동생은 황손 이억과 사랑에 빠졌다. 결국 최림을 얻기 위해 양아버지와 최가군,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다. 한 사람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주인공 커플을 여러 번 죽을 위기에 몰아넣은 섭남 겸 빌런이라, 볼 땐 정말 싫었다 ㅎㅎㅎㅎ


겉은 유순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 또는 사랑 때문에 돌아버리는 미치광이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그래서 신선했던 시도가 있는데, 바로 얼마 전 공개된 <헌어>의 흑입구(a.k.a. 뱀형). 어쩌다 사조님이 반려하게 된, 힘이 세고 두뇌는 백지 같은 바보뱀이다. 인간화에 성공하고 사랑을 알게 되면서 점점 능력만큼 지력과 감성 둘 다 기른다. 이런 ‘투-명’한 캐릭터를 고한의 얼굴로 보다니 너무 신선했다 ㅎㅎ


어쩌다 보니 허개와 드라마 세 편을 찍었는데 (니미소시흔미, 낙유원, 니비성광미려) 같은 소속사는 아니다.


지난 3년간 두 작품씩 꾸준히 출연해 왔고, 지금 곳간에도 두 편이 남아 있다. <헌어>에 함께 출연한 진비우와 <모서사>에서 재합작한다. 남주 ‘단서’의 라이벌 ‘방선야’ 역인데 원작을 읽고 난 지금 주인공 다음으로 어떻게 그려졌을지 가장 궁금한 캐릭터이다. 중국 고전에 바탕한 드라마 <요재>에도 출연한다. 착요사가 요괴 관련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으로 6개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중 하나에 등장한다. 모두 2026년에 공개 예정.





장아흠 (张雅钦, 장야친)

대표작: 일촌상사, 고상사곡, 국색방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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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극에서 빼어나게 예쁜 배우, 장아흠은 중드 팬들의 취향에 따라 대표작이 갈릴 듯하다. 무협 팬들에겐 <일촌상사>, 로맨스 마니아들에겐 <고상사곡>, 가장 대중적인 픽은 <국색방화>.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 조연을 모두 해왔는데 최근 2년간 출연한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상사극>은 단막극, 이른바 ‘가로숏드’ 중 평점이 가장 좋았고, <국색방화>는 비평과 흥행 양쪽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는 <천타도화일세개>에서도 인상 깊었다.


<국색방화> 이후 고장극이든 현대극이든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작품에 잘 들어가는 편. 왕허디 주연 선협극 <함어비승>과 류타오 주연 시대극 <문향기> 촬영은 완료했고, 지금은 종초희 주연 스릴러 <명일낙원>을 촬영하고 있다. 제작 예정인 고장극 여주 물망에 올랐다는 카더라가 있다. 조만간 주연으로 만나볼 수 있길.




류령자 (刘令姿, 류링즈)

대표작: 경경일상, 류주기, 도화영강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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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링즈는 2020년 방영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청춘유니 2>로 데뷔했다. 최종 14위로 멤버로 선발되진 못했지만 이후 최종 탈락한 다른 참가자들과 ‘172Girls’라는 걸그룹으로 활동했다.


원래 연기 전공자라 곧 배우 일도 시작했는데, 첫 출연작이 <경경일상>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 ‘원영군주’를 연기했다. 드라마는 여성 연대 서사를 많이 포함했는데 그중에서도 윤쟁의 정실-측실인 원영-이미의 서사는 가장 강력하다. 윤쟁과의 계약 아래 이미를 믿음직한 왕실 구성원으로 키워낸 원영이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가 나랏일을 맡기까지의 여정은 감동적이다. 이후 <류주기>, <도화영강산> 등에서도 인상 깊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분량이 많지 않아도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온 작품보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더 기대된다. 특히 1900년대 초중반이 배경인 <남부당안>, <저일초과화>에선 처음으로 시대극 복식을 보여줄 것이다. 왕초연과 <류주기>, <저일초과화>에 함께 출연했는데, 얼마 전 크랭크인한 <명월록>에도 출연함으로써 세 번째 합작을 달성했다. <류주기> 이후 부쩍 친해진 두 배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