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작 중국 드라마 뒤늦은 감상
로맨스, 미스터리 | 장여희, 필문군(비원진) | 26부작 | 모아, 티빙, 웨이브 등
도시 생활에 지친 예멍(장여희)은 자신을 되찾기 위해 고향에 돌아가고, 그곳에서 신비롭고 차가운 눈빛을 가진 리진위(필문군)를 만난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 사람. 예멍은 리진위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예멍의 따뜻한 진심을 느낀 리진위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중 한 개의 반지로 인해 예멍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 두 사람 사이의 평화가 깨지고 만다. - MOA <심정안> 소개글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 닝쑤이로 돌아간 주인공 예멍은 훤칠하고 잘생긴 옆집 남동생 리진위를 만난다. 예멍은 앙칼진 야생 고양이 같은 리진위를 어르고 달래며 길들이고, 그의 상처를 보듬으며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준다. 사람을 믿지 못해 매번 날을 세웠던 리진위는 예멍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 <심정안>은 사랑의 경험이 달라 표현 방식도 다른 두 남녀가 대화와 신뢰로 서로를 맞춰가고, 그 힘으로 발목을 붙잡던 과거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로맨스 특유의 간질거리는 설렘은 물론, 미스터리의 긴장감과 가족 드라마의 따스함까지 고루 품고 있는 작품이다.
<유리미인살>, <여군가> 같은 고장극뿐 아니라 <운색과농>, <남풍지아의> 등 여러 현대극에서 활약한 장여희가 고향으로 돌아온 예멍 역을 맡았다. 상대역 리진위는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묵백>, <세계미진리> 등에 출연했던 필문군(비원진)이 연기했다. 극 중 예멍과 리진위는 두 살 차이 연상연하 커플이며, 본체인 장여희와 필문군은 실제 네 살 차이다.
중국 드라마를 즐겨 보지만 현대극에는 유독 손이 잘 안 간다. 지금까지 완주한 작품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까. <심정안>은 그런 내가 오랜만에 끝까지 본 현대극이다. 객관적으로 엄청난 명작이라거나 밤을 새울 만큼 짜릿한 재미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설렘과 섹시함, 따스함을 동시에 자아내는 두 배우의 비주얼 및 연기 케미가 무척 좋았고, 그들 사이의 미묘한 공기를 포착해 여운을 남기는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이 커플도 사실 대화가 좀 절실하다. 정확히 말하면 리진위가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아 예멍이 그 때문에 계속 상처를 받는 구조다. 다행히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리진위는 예멍에게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예멍은 리진위가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배려가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대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며, 두 사람은 연인을 넘어 미래를 약속한 부부이자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예멍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까칠한 야생 고양이에서 순한 집고양이가 된 리진위의 성장은 실로 놀랍다.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오래전 묻혔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서사가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12화 이후 미스터리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예멍의 인생에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과거 사건이 리진위와 관련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 자체의 흥미는 물론, 이 미스터리가 두 사람의 관계에 거대한 위협이 되지 않을까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계를 시험에 들게 하는 여러 난관을 거치며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가족과 친구들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함께 미래를 그려나간다. 특히 시골집에서 소박하고 정겹게 치른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결혼식 이후에는 미스터리 스토리의 최종장이 펼쳐지며, 사건 해결 후 이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친절하게 보여준다. 완벽하게 ‘꽉 닫힌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껏 즐겨도 좋다.
<심정안>은 모아와 티빙에서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