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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달 May 27. 2016

원작의 중요성, 스타의 중요성, 그리고 시간여행(?)

2016-17 TV 업프론트 정리 (2)

이 글은 미드 및 영화 콘텐츠 플랫폼 테일러컨텐츠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16-17시즌 업프론트의 경향 정리, 두 번째 편입니다. 몇 년 전부터 크게 두드러진 '원작 있는 드라마' 만들기는 이제 추억의 드라마와 영화에까지 뻗어갔습니다. 한편 최근 몇 년 간 큰 침체를 보이는 코미디는 '스타'의 기용으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의외의 경향도 눈에 띄고요. 이에 대해서 정리한 Deadline의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올해 공중파 드라마의 경향은 '원작'이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TV 시리즈, 책, 실존 인물들이 영감을 제공한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픽업된 신작들 중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믹스/애니메이션 원작

Riverdale (The CW) - 아치 코믹스 원작

Powerless (NBC) - DC 코믹스 원작


영화 원작

Frequency (The CW) - 데니스 퀘이드 & 짐 카비젤 주연 영화

Lethal Weapon (Fox) - 멜 깁슨 & 데니스 글로버 주연 액션 프랜차이즈

The Exsorcist (Fox) - 린다 블레어, 막스 폰 시도우 등이 출연한 공포영화

Training Day (CBS) - 덴젤 워싱턴 & 에단 호크 주연 경찰영화


TV 드라마 원작

No Tomorrow (The CW) - 브라질 드라마

MacGyver (CBS) - 80년대 드라마

24: Legacy (Fox) - 인기드라마 '24' 리부트

Chicago Justice (NBC) - '시카고 P.D.' 스핀오프 & 시카고 프랜차이즈 4번째 시리즈

The Blacklist: Redemption (NBC) - '블랙리스트' 스핀오프


실존 인물의 삶 바탕

Bull (CBS) - 심리학자 겸 방송인 Dr. Phil

Notorious (ABC) - 변호사 Mark Geragos


책 / 기타 자료 바탕

A.P.B. (Fox) - 뉴욕 타임즈 매거진 기사 'Who Runs the Streets of New Orleans?' (2015년 8월)

Time After Time (ABC) - 동명 소설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Still Star-crossed (ABC) -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의 이야기

Midnight Texas (NBC) - 동명 소설


현재 각 방송사의 히트작들 중에는 오리지널 작품이 많은 편입니다. '엠파이어', '스캔들', '그레이 아나토미', '블랙리스트', '블라인드스팟', '시카고 프랜차이즈' 등이 대표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은 여전히 '검증된' 전작이 있는 원작의 힘을 믿고, 원작을 드라마화하는 작업에 상당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2015-16 시즌에서 "원작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는 게 철저히 증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예가 영화보다 너무나 못하게 만들어진 '마이너리티 리포트', 그리고 스타 제작자와 원작의 힘으로 밀고 들어갔지만 결국 캔슬이 된 '리미트리스(브래들리 쿠퍼)', '러시 아워(성룡)' 등입니다. 과연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 될까요?




반면 코미디는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청률 1위는 '빅뱅 이론'이고, ABC에는 '모던 패밀리'를 위시한 코미디 나이트가 있을 정도로 살아났지만, 다른 방송사들의 성적은 처참합니다. 특히 Fox는 2015-16 시즌에 코미디 작품 두 개를 자신 있게 런칭했고 풀 시즌 픽업 오더까지 내렸지만 눈물을 머금고 캔슬해야 했습니다. 코미디로는 일가견이 있는 존 스타이모스와 롭 로우가 나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파크 앤 레크리에이션' 이후로 마땅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는 NBC는 시청률 때문에 기존의 코미디 프로그램도 다 캔슬되고 있습니다.


올해 코미디는 이런 경향을 타개하기 위해 '연기력과 흥행력이 검증된' 스타들을 주연으로 대거 기용했습니다. 코미디로 이름을 날린 스타들이 다시금 공중파로 금의환향했죠. 그 목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he Good Place (NBC) - 크리스틴 벨(베로니카 마스, 겨울왕국) & 테드 댄슨 (CSI, 치어스)

Kevin Can Wait (CBS) - 케빈 제임스 (킹 오브 퀸즈)

Man With a Plan (CBS) - 맷 르블랑 (프렌즈)

Marlon (Fox) - 말론 웨인즈 (화이트 칙스)

The Great Indoors (CBS) - 조엘 맥헤일 (커뮤니티)

Speechless (ABC) - 미니 드라이버 (굿 윌 헌팅)

Imaginary Friend (ABC) - 제나 엘프먼 (달마 & 그렉)


하지만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 시트콤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데다가 케이블/스트리밍에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면서 공중파 코미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ABC와 Fox는 멀티캠 코미디(프렌즈, 빅뱅이론 스타일)를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CBS가 멀티캠 시트콤을 꾸준히 오더하면서 이런 스타일의 시트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최근 대세는 싱글캠 코미디가 아닐까 싶네요.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재미있는 점은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 '시간 여행'이라는 아이템을 안 다루진 않았지만, 똑같은 시즌에 같은 소재를 다룬 신작이 3개나 발표되는 건 주목할 만한 사실입니다. 'Making History (Fox)', 'Timeless (NBC)', 'Time After Time (ABC)'가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The CW에는 이미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직접적으로 시간여행은 하지 않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Frequency (The CW)'까지 더하면... 상당히 많네요.


사실 우리나라 드라마 중 미국에 리메이크를 추진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입니다. 저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나인'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저들의 여행이 '살인자를 잡는다', '역사를 바꾼다'라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다면, '나인'의 개인적인 동기가 우리에게 좀 더 와 닿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9번'이라는 시간여행의 한계성 때문에 여러 시즌을 이끌어야 하는 공중파에는 적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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