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종말…?

<아메리칸 아이돌>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by 겨울달

Cover Image: FremantleMedia North America Inc./19 TV Ltd./Fox Broadcasting Company


진짜 대단하긴 했었다. 탤런트 쇼가 그냥 장기자랑 수준이 아니라 문화적 영향까지 미칠 정도로. 저 동네와 몇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이 동네에 사는 나도 몇 시즌을 목매달며 봤었으니. 복제 프로그램, 변형 프로그램들이 론칭되고 아직까지도 인기를 끌게 만드는 건, 선구자격인 이 프로그램이있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봤던 시절과 그 이전까지) 돌이켜 보면, 사실 1시즌에서 신데렐라가 탄생하지 않았으면 이 프로그램은 이만큼 오래 가진 못했을 거다.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의 존재는 그만큼 대단하다. 가수를 꿈꿨지만 LA에서 노숙까지 해야 할 정도로 고생해야 했던 소녀. 가진 건 목소리와 가창력밖에 없던 소녀는 일약 슈퍼스타가 되었고, 10년도 훨씬 넘은 지금까지 "목청 하나는 기가 막힌" 보컬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니까.


Source: Twitter @kelly_clarkson

그 외에도 신데렐라는 더 있었다. 혜성처럼 등장해 지금은 컨트리 슈퍼스타가 된 캐리 언더우드(Carrie Underwood), 일찍 떨어졌지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을 만큼 성장한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 밴드를 결성해 히트 앨범을 여러 장 발매한 크리스 도트리(Chris Daughtry), 음반, 영화, 이제 드라마로 자리를 옮겨간 캐서린 맥피(Katharine McPhee), 데뷔 싱글이 대박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필립 필립스(Phillip Phillips)...


문제는 이거다. 14시즌이나 해왔던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지금까지 그 스타덤을 유지하는 아티스트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는 것. 그것도 대부분 초기 시즌에 집중되어 있고, 후기 시즌에 우승한 사람들은 기억도 안 난다는 것. "차세대 슈퍼스타"를 찾는다는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고 고정 팬들마저 모두 흥미를 잃어버린 그저 그런 쇼가 되었다.


엑스팩터(X-Factor)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하고, 이번 시즌에 아메리칸 아이돌이 끝나면서 한때 Fox를 먹여살렸던 탤런트 쇼의 시대는 저물었다. 물론 아직 NBC에서 The Voice를 하고 있긴 하지만, 참가자의 실력이 아니라 코치들의 유명세로 버티고 있음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어서, 썩 좋은 상황이 아닌 건 확실하다. 게다가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길로도 충분히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돌의 종영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열풍처럼 제작되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편으로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사람 몇몇을 병신으로 만드는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도 언젠가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씐나기도 한다. 예!


그나저나 이젠 뭘 하려나? 리얼리티쇼가 전체적으로 하향세에 접어들은 분위기인데, 이런 분위기를 전환할 주인공이 누가 될지 정말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