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작가님의 #K-POP 성공 방정식 책을 서평단 체험으로 무료로 제공받아 완독 후 올리는 솔직한 리뷰입니다.
한국의 한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고르는데 많이 들어본 노래가 흘러나왔다. 미국에 있을 때도 들었던 것 같으니 어쩌면 해외 아티스트의 곡일 수도 있다. 그런 것치고는 K팝 같은데 도무지 무슨 곡인지 떠오르지 않는다. 가사에 귀 기울여봤지만, 들리는 것은 확실히 영어인 “오 마이 마이 마이 (oh my my my)”랑 “오야 오야” 같은 느낌의 추임새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안 돼도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몸은 흥으로 가득 차오른다. 나중에 다시 찾아 듣고 싶어 기억해내려고 안간힘을 다 썼지만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까지도 곡의 제목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다음 날, 화장품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마침 또 같은 곡이 흘러나왔다. 신나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 휴대폰을 꺼내 들어 흘러나오는 그 곡을 휴대폰으로 녹음하고 (매장 광고 방송까지 녹음됐다) 메신저 어플을 통해 녹음 파일을 보내며 수소문해서 겨우 제목을 알아냈다. 혼자 있을 때도 흥얼거리게 되던 이 곡의 제목을 난 굳이 알고 싶었다.
나: 파일: (음성 녹음 파일)
나: 혹시 이거 제목 아니? ㅋㅋ
나: 오 마이 마이 마이 랑
나: 오야오야 밖에 안 들려 ㅋㅋ
조: ㅋㅋㅋㅋㅋㅋㅋ
조: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아냐???
조: BTS
조: ㅋㅋㅋㅋㅋㅋㅋ
조: 저거 엄청 유명했잖아 ㅋㅋㅋ
조: 빌보드도 가고
조: 미국 라디오에도 계속 나오고 ㅋㅋㅋ
가까스로 알아낸 곡의 정체는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란다. 아, 이래서 BTS, BTS 하는 거구나. 나는 K팝을 좋아하지만 곡이나 아티스트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을 떠다닐 정도로 매력적이다. 확실히, K팝은 중독적인 힘이 있나 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K팝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는 요즘이니까. 예전에 미국의 한 가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내 바로 앞에 있던 젊은 미국 여성 여럿이 스마트폰으로 K팝 뮤직 비디오를 보며 신나게 얘기하는 중이었다. 슬쩍 엿들은 그들의 대화에서 군무가 멋있지 않냐, 노래가 매력적이지 않냐, 등등 진심 어린 설렘과 흥분이 느껴졌다. 가사까지 따라 부르는 그 모습에 K팝이 세계적으로 퍼져가는 중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미국의 한 음악 스트리밍 어플의 음악 재생 리스트에도 K팝이 아예 따로 카테고리로 있어서 새삼 놀라기도 했다.
김철우 작가의 <K-POP의 성공방정식>은 BTS, BLACKPINK 등의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바로 지금 필요한 시의적절한 책이다. 더구나 저자는 KBS 뉴욕 특파원으로 미국에서 K팝의 영향력을 체감했을 뿐 아니라 초반부에서도 설명하듯 팝 음악 덕후이다. 본인의 관찰 외 다양한 자료도 이용해서 더욱 풍성하게 K팝의 현주소와 해법, 그리고 미래 가능성에 대해 쉽고 탄탄하게 전달한다.
처음으로 해보는 서평단 경험! <K-POP 성공 방정식>
“나는 이 책 <K-POP 성공방정식>을 통해 한국 음악 산업의 대내외 여건과 경쟁 요소 등을 토대로 K팝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입체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K팝의 해외 진출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고, 한국 음악 산업이 한층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했다.”(pp.248-249)
이 책의 구성은 총 3파트로 되어 있다. Part 1은 대중문화라는 커다란 개념 속 K팝의 정의, 특징, 역사, 그리고 세계적 인지도를 설명한다. 저자의 문체가 읽기 편안하면서도 근거나 예시가 많아서 알차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중문화나 K팝에 대해 잘 알든 모르든, Part 1을 통해 이 책의 전반적인 주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더 큰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다 (feat. 맥락, context).
서론은 지루하기 쉬운데 저자가 설명을 재밌게 잘해서 Part 1 덕분에 나는 이 책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와 K-Pop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K팝이 다양한 여러 팝 중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노래하는 가수와 공연하는 아티스트를 넘어서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건지 등, 새롭게 만들어지고 정의되는 K팝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알려준다.
Part 2에서는 저자가 꼼꼼하게 대중문화와 K-Pop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물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음악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분석해서 앞으로 K-Pop의 방향성에 대해 10가지 현상과 해법을 주장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K팝이 아니라 팝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기도 했던 저자의 주장은 저자의 근거 덕에 납득이 됐다. 다른 나라의 실패담과 원인 분석을 통해 저자의 연구와 분석뿐만 아니라 진정한 팝 덕후임을 느꼈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잠깐 반짝하는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책 전반에서 내가 꼽는 현재 K팝의 특징이자 전략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시대가 변하며 더욱 다양하고 빈번해진 소통을 통해 팬층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로 넓혀져 나가며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가 갖고 들어온 K팝의 역사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부분은 Part 2 중 5번째 방법으로 나온 팬덤에 관한 것이다. K팝 팬덤의 영향력에 대한 효과만큼은 다양한 예시들로 제대로 증명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왜 K팝 팬덤이 정치, 사회적 문제로까지 그 영향력을 뻗치는지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독단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사실에 집중한 것은 좋으나, K팝 팬덤이라는 특정 집단이 다른 이슈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평가라던가 분석이 더 들어갔으면 더욱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서 저자는 팬들이 음원 차트 순위를 끌어올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팬들이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주장을 한다. 그런 면에서도, 그 바로 전에 다뤘던 기타 영향력 부분의 분석이 부족한 것이 더욱 아쉽다.
또한, 10가지 해법을 다루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예측을 하는데, 새로운 방법으로 넘어가기 전에 각 해법의 주요 포인트가 뭐였는지 가볍게 상기시켰어도 좋았을 것 같다. 수많은 예시들은 읽는 내내 생생한 느낌을 줬지만, 동시에 뭐에 대한 챕터였는지 잊기도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8번째 방법으로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이 챕터의 끝에는 BTS의 리더 RM이 유엔에서 영어로 한 연설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다만, 이 연설이 스토리텔링이라는 이 챕터의 주요 주제와 어떻게 엮이는지 간단하게나마 짚어줬으면 어떤 맥락인지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RM의 연설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이라고 본 듯한데, 그 연설을 요약한 다음 결론이 “세계인들에게 또 한 번 큰 울림을 안겼다”라서 조금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Part 3은 K팝의 미래와 가능성을 내다본다. 저자를 통해 바라본 K팝은 (내가 보기에) 다른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폭발적인 가능성을 품은 수문이다. K팝 그 자체와 속사정을 다루기도 하지만, 소프트파워로서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한국의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한다. 저자는 콘텐츠, 사업, 그리고 상품으로써의 K팝에 집중하고 있다. 상품인 만큼, 그 주변을 둘러싼 맥학과 어떤 관점들이 성공적인 전례를 만들고 실패담을 만들어냈는지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서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대중문화와 K팝에 대한 접근법이 대중성과 학술적인 그 사이쯤 있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대중문화의 파급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 또는 K팝의 현주소와 성공전략,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저자의 생각을 알고 싶은 사람이 읽는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또는 나처럼 단순히 K팝을 좋아하는 사람 (=잘알못)이라도, 현재 세계 시장에서 K팝의 정체성과 가치, 또 미래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깊은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