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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벗 Aug 21. 2022

남은 아이의 엄마

다른 팀은 선수 발표가  후에도 딸이 지원한 골프팀은 선발전을   연장해서   동안 치렀다.  사이 딸은 열다섯 명의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여 생파를 빙자한 개학  파티를 였고, 다른 친구의 초대를 받아 호텔 슬립오버를 즐기고, 파트타임으로 일할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그럭저럭 시간을 보냈다. 선발 결과는 어제야 나왔다. 선발에 참여한 아이들 가운데  정도가 선발되고,  가운데 경기에 나가는 주전의 숫자는 여섯 명뿐이다. 다행히 주전으로 선발되어 한숨 돌렸는데 곧바로 연습과 경기 일정이 날아왔다.  4 연습이 있고,   동안 매주 경기가 있고, 수업에 빠져야 되는 날도  된다. 딸이 하는 다른 클럽 활동 일정도 나왔는데 겹치는 일정도 있고 앞뒤로 빡빡하게 맞물려 있는 날도 있다. 게다가 빠르면 다음 주부터 일주일에 한두  파트타임으로 일할 곳도 알아보고 있다. 일할 곳을 구하기는 했지만 학생 근로 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학교 시간표와 모든 과외 활동 일정을 달력에 옮겨 적으면서 숨이 차고 가슴이 조여 온다. 아이가  일정을  소화할  있을까?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던, 세상을 등진 아들이 마음에 오버랩된다. 아들은 학교 통학하는 것과 내가 부추겨서 했던 가벼운 활동 말고는 스케줄이 텅 비어있었다. 오가는 친구도 전혀 없었고 운전해서 데려다주어야 하는 곳도 거의 없었다. 하교 후에는 책을 읽거나 차고에서 공구를 만지면서 놀았다. 미국 고등학생 생활이 이렇다는 걸, 내 아들의 생활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걸, 나는 그때 막연히 넘겨짚었을 뿐 이렇게 실감 나게 알지 못했다. 오빠를 잃은 후 만신창이가 된 마음에도 의욕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딸을 지켜보는 게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복잡하다. 식상한 비유지만 정말 감정이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기분이다. 주말이지만 일도 해야 하고, 저녁도 준비해야 하는데 도통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힘들어하는 아이 곁에서 이번에는 꼭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입술을 깨물어보지만 나의 부족한 모습만 떠오른다. 계속 나의 지적 능력을 의심한다. 그제는 아이 자원봉사자 교육 시간을 놓쳐서 보충 교육시간 배정을 기다리고 있고, 전에 번역했던 사건과 같은 사건인데 용어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원래 부실한 지적 능력이 아예 으깨진 기분조차 든다.


복잡한 마음으로 글을 써서 글이 횡설수설이지만 몇 자 적으니까 조금 가라앉는 것도 같다.

내일은 교회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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