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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벗 Nov 15. 2022

2023년 달력과 빠진 그림

2022년에 그린 수채화 중에서 열두 달과 표지에 들어갈 그림까지 총 열세 장을 골라서 달력을 만들었다. 산호세나 샌디에이고 지역 그림만 모을까, 펜화만 모을까, 스페인 여행 그림만 모을까 고민하다가 정물화, 아크릴 화, 드로잉 등을 모두 제외하고 지역 관계없이 풍경화에 속하는 수채화(펜 사용 포함)만 넣었다. A4 가량 크기의 벽걸이 달력으로 날짜에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크고 그림은 그 위에 작게 들어간다. 그림 제목과 크기 정보다 작은 글씨로 넣었다.


처음 달력을 만든 계기는 이렇다. 2020 연말에 고마운 분들께 뭔가 선물을 하고 싶었다. 나에게는 소중하지만 가격으로 환산하면 아무것도 아닌 선물을 하고 싶었다.  전에는 손뜨개 수세미와  받침을 드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시작한  겨우 6개월  그림을 모은 달력이었다. 나는 열심히 그렸지만 내놓기 부끄러운 그림. 그림의 가치는 전혀 없어도 달력이니까 쓸모 있는 물건으로 만들려고 제법 큼직한 벽걸이 달력을 만들었다. 받은 분들이 좋아하셨다. 인쇄비가 비싼 미국에서 달력이 귀한 편이라 이곳에서는 괜찮은 선물 같았다.    만들어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보내지도 못했고, 어쩌다 보니  달력도 챙기지 못했다.


작년에는 조금 세련된 달력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나서 작은 이젤 모양의 탁상용 달력을 만들었다. 종이도 고급스럽고 그림도 첫 해 달력보다는 볼 만했다. 메모하며 쓰는 달력은 어디서 얻어봐야지 했는데, 작년에는 H마트에서도 달력을 주지 않아서 메모할 수 있는 달력 없이 1년을 지냈고, 쓸모 있는 달력으로 만들지 않은 걸 후회했다. 그렇게 해서 올해는 다시 메모할 수 있는 벽걸이 달력으로 돌아갔다.

<2022년 달력, 탁상용, 5x7 인치>

올해 그린 그림 가운데 내가 좋아하지만 주제에 맞지 않거나 어쩌다 빠진 그림을 소개해 본다.

왼쪽 위: 드로잉 수업 시간에 인벤티브 텍스처(Inventive Texture) 연습으로 그린 찰리 채플린이다.

오른쪽 위: 지금 사는 집의 부엌 그림이다. 작고 낡았지만 창이 있는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부엌 그림을 여러 장 그렸는데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왼쪽 아래: 올 3월의 양수리. 연탄재를 잔뜩 뿌리고 엎어놓은 밭과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나뭇가지가 인상적이어서 그려보았다.

오른쪽 아래: 스탠 도넛. 정말 싸고 맛있다. 잔뜩 사다가 냉장고에 넣고 일주일 내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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