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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벗 Sep 05. 2020

키득대는 소녀들

수채화

며칠 전, 개학을 앞두고 딸이 친구들과 소풍을 다녀왔다. 집 앞 공원에서 준비해 간 간식도 먹고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반나절 시간을 보내고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소동으로 여러 명이 한 번에 만난 것은 오랜만인 것 같았다. 그날 찍은 사진에는 여름 끝자락에 걸린 풍경이 참 아름답게 담겨 있었다. 고집스럽게 초록인 나무는 초록이고 시간의 흐름이 농익은 풀색으로 내비치는 나무도 있다.

소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저렇게 웃는 걸까? 웃음이 많은 나이이니까 실컷 웃고 자랐으면 좋겠다. 왼쪽에 파란 후드 스웨터를 입은 친구는 딸이 1학년 때부터 7학년 때까지 같은 골목에 살았다. 바다와 자연을 좋아하는 쿨한 친구이다. 오른쪽에 오렌지 옷을 입은 친구는 K학년에 같은 반이었다가 중학교 와서 다시 만났다. 평소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말을 참 재미있게 잘한다. 모두 나이에 맞게 싱그럽고 바른 아이들이다. 딸 곁에 이 아이들이 있어줘서 덜 마음 졸이고 살 수 있으니 감사하다.

사진을 며칠 들어다 보다가 용기를 내어 그려보았다. 연습 삼아 그리느라 다목적 종이에 그렸는데 느낌이 아쉽다. 아직 손이나 눈코입 이런 부분은 어떻게 그리는지 모르겠다. 좀 더 연습해서 수채화 종이에 다시 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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