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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신화

by 사아

누나도 예쁜 옷, 구두 좋아했을 거야. 언제부턴가 안 샀어. 퇴근하고 들어오면 냉장고에 뭐가 떨어졌는지부터 봤지. 카드값, 생활비 자동이체 내역도 훑었고. 엄마가 자기 자리에서 조금만 밀려나도 악을 쓰며 집을 붙들었어. 반면 나는 큰소리 쳤지.
“음악으로 성공해서 집도 사주고 다 해줄게.”
스물다섯, 내 안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 실패만 타르처럼 들러붙었거든.
네 번째 기획사에 들어갔어. 꽤 큰 인디음악 회사. 거기서 첫 EP를 냈지. 드디어 뭔가 해낸 것 같았어. 근데 다음 곡 발매가 점점 밀리더라. 나는 돈이 안 됐으니까. 대표는 늘 같은 말만 했어.
“더 좋은 곡이 필요해요.”
대꾸했어.
“좋은 곡이 뭔데요?”
“들으면 알죠.”
남의 혀로 음악을 재기 시작했어. 흉내 낸 접시만 쌓였지. 결국 그 인간이랑은 틀어졌어.
어느 밤 매니저 형한테 하소연했어.
“형, 진짜 죽을 만큼 노력했는데 왜 안 될까요?”
너무 밝게 말하더라.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네가 아직 어리고, 배가 덜 고파서 그래.”
가난한 데다 게으른 놈, 노력 없이 세상 탓이나 하는 놈. 그렇게 낙인 찍혔어. 스트리밍수가 적었으니까. 그래서 더 ‘노력’했어. 그렇게 2년을 기었지. 별 소득 없었어.
2019년, 내 나이 스물일곱. 미루고 미뤘던 일. 더는 미룰 수 없었지.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