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아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힘들었겠네.”
사아는 대답 대신 웃었다. 침묵이 길어졌고, 견디다 못해 화장실 핑계로 일어났다.
“그 말 알지?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다시 앉자마자 사아가 뜬금없이 말했다. 나는 하품을 삼켰다.
“뻔하지?”
“응.”
“깨지 말걸 그랬나 봐.”
“무슨 소리야. 자기 한계를 뛰어넘고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운동선수든 사업가든 연예인이든, 다들 자기 껍질 깨고 올라간 거 아니야. 그리고 넌…”
문장을 완성 짓지 않았다. 사아가 컵에 남은 얼음을 한 번 깨물어 부수더니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안에서 보면 그게 세상 전부야. 천장을 하늘인 줄 알고 사는 거지. 죽을 때까지.”
입 안이 말랐다.
“그럼 깬다는 게 뭔데.”
겨우 그 말만 했다.
“아픈 거.”
관자놀이 안쪽이 차가워졌다. 잠깐이었다.
“난 9의 세계 안에서, 내 몸으로 겪었거든.”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