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ission #2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늘 바라왔다.
돌아본 내 발자국이
남의 발자국이었으면 하는 삶은
늘 두려워하던 것이었다.
작은 것 하나에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눈앞에는 언제나
다음 끼니에 대한 걱정과
곧게 느껴지지 않는 시선들
내 왼쪽 가슴은
언제나 팔딱거리지만
작은 일 하나 하는 것이 이렇게나 버겁게 느껴지는 건
내 탓일까
내 탓이려니
그래도 나는 계속 바둥거릴 테다.
그렇게 십 년이 흘렀듯,
그런 식으로
아니 조금 더 격렬하게
십 년을 보내고 싶다.
그 기도는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노라고
- 십 년 전 끄적인, 다짐과도 같은 녀석에 대한 응답
2015년 12월 24일-
내 삶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 안 가득
콧 속 가득
열정이 배어나왔으면 좋겠다.
먼 훗날
인생을 새록새록 살펴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콧잔등을 시큰거리며
열정적 이었노라 하고 싶지는 않다.
끝이라는 깃발을 향해 달려 나가면
만날 수 있는 저 끄트머리의 꼭지에는,
심한 회의를 겪고 내던져진
수많은 삶과 언사들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아버렸다.
하지만 찢겨지고 버려진 파편 속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식적이라면
절망을 단정하는 것도 짐작일 뿐
마지막 한숨 한 줄기 내뱉는 대신
뜯기 운 가슴
다시 독수리에게 내밀 수 있는
그런 열정을
내 곁에 놓아두고 싶다.
-2006년 4월 28일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