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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북 Mar 05. 2021

당신이 보는 넷플릭스의 비밀

넷플릭스 기업 시스템과 그 성공 비결  /  책리뷰 『규칙없음』

매달 납부해야 할 비용이 부담이긴 했지만 워낙 스릴러 드라마를 좋아하기도 해서 고민 끝에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많은 콘텐츠가 있다 보니 킬링타임용 영상들도 많지만 꽤 작품성이 뛰어난 영상들도 많아서 지금은 그 고민이 무색할 만큼 정규 방송보다 넷플릭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DVD를 대여해 주던 스타트업이 가입자 수만 해도 1억 8000만 명이 될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그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와 에린 마이어 교수의 『규칙없음』 이다.


출근시간 없음

근무시간 없음

휴가규정 없음

비용규정 없음

보고체계 없음

승인절차 없음

계약승인 없음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고객의 주문을 받아 우편 시스템으로 DVD를 대여해 주는 스타트 기업이었다. 몇 년 후 우편을 통한 DVD 대여업에서 탈피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190개 국가에 1억 5,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자체 TV프로그램과 영화를 생산해 전 세계에 보급하는 대형 제작자로 발돋움했다.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된 것이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우리의 문화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기업들은 그들이 속한 산업의 생태계가 변할 때 대부분 도태한다. 코닥은 종이 사진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했다. 노키아는 플립형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뀔 때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넷플릭스 공동 설립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처음 만든 퓨처소프트웨어는 규정과 통제가 있었다.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은 승진했고 잘 지키지 못한 사람은 떠나야 했다. 규정과 통제로 인해 신속한 혁신이 불가능했다. 능률은 꾸준히 오르지만 창의력은 떨어졌다. 직원을 채용해 놓고 참신한 발상과 발 빠른 변화를 요구한 게 아니라, 절차를 따르게 한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그들은 결국 경쟁사에 매각했다.


그다음에 만든 것이 넷플릭스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실수 방지책이나 규정을 고수하는 대신, 유연성과 자유와 혁신을 장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할 때 규정이나 통제 절차로 직원을 관리하지 않으면, 조직이 쉽게 혼란에 빠지고 만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진화를 거듭한 끝에,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스스로 내린 판단을 실행에 옮길 때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오히려 더 많은 자유를 갖게 되면, 직원들은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되고, 회사도 책임을 묻기 더 쉬워진다. 그러면 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고 더 즐겁고 의욕적인 분위기가 되어 민첩한 조직이 된다.  - p.19 中-







통제를 없애면 '자유와 책임'의 문화가 조성되고, 이것은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여 통제를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웬만한 회사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신속함과 혁신이 가능해진다고 하는데 책을 계속 읽다 보면 넷플릭스의 인재 밀도가 높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업계 최고의 연봉이라는 거다. (구글, 애플, 디즈니 등 이미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2,3배의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하고 스카우트한다.)


자유로운 출퇴근, 제한 없는 휴가 기간, 높은 연봉과 최고의 복지, 구글을 제치고 엔지니어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으로 선정된 넷플릭스

하지만 본보기가 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해고 통지를 받을 수 있는 회사도 바로 넷플릭스다.


로비의 안내요원부터 고위 임원진에 이르기까지, 해당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리면서도 협동 능력이 탁월한 직원들로 채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는 어떨까?




1. 비범한 동료들이 곧 훌륭한 직장이다


넷플릭스 이야기의 기반이 되는 가장 중요한 점이다.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 비범한 동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중요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이 첫 번째 점이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다른 원칙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p.45 中-



2.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라


넷플릭스는 피드백을 자주 하라고 독려한다. 솔직한 피드백을 자주 하라고 부추기는 규정은 불쾌감을 조장하고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여러 사례를 들어 일의 속도와 능률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3. 휴가 규정을 없애라 출장 및 경비 승인을 없애라


업무성과가 뛰어난 인재들과 구성된 조직은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것으로 믿어도 좋다. 그러면 통제를 걷어내고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자유를 줄 수 있다. 휴가와 출장 및 경비 규정을 없애는 것으로 회사가 직원들이 각자의 생활을 통제하고 알아서 제대로 일을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 회사가 그런 신뢰를 보일 때 직원들의 책임감은 더욱 강해져, 회사 구성원 모두의 주인의식이 한층 강화된다. - 요약 -



4.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라


직장의 인재 밀도를 높이려면, 창의적인 직책에 평범한 사람 10명을 앉힐 생각을 말고, 아주 뛰어난 인재 1명을 채용하라. 그런 사람을 뽑을 때는 시장에서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금액을 제시하라. 그들의 연봉을 해마다 조정하여 경쟁사가 제시할 수 있는 금액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하라.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할 여유가 없다면, 그보다 못한 사람을 몇 명 내보내 그 돈으로 최고를 붙들어라. 그렇게 하면 인재 밀도는 더욱 높아진다. -p.189 中-



5. 모든 것을 공개하라


해당 분야의 최고 실력자들을 모아 인재 밀도를 높이고 그들에게 열린 피드백 문화를 정착시켰다면, 회사의 기밀을 공개하는 것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충성심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적절히 다룰 것으로 믿어주면, 그런 신뢰로 인해 책임감은 더욱 강해져 그들 역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 보일 것이다. -p.232 中-



6. 어떤 의사 결정도 승인받을 필요가 없다


인재 밀도를 높이고 조직의 투명성을 확고하게 정착시켰다면, 더 빠르고 더 혁신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직원들은 큰 포부를 가지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고, 확실하다 싶은 베팅을 시도할 수 있다. 상사들이 반대할 때도 말이다. -p.289 中-



7. 키퍼테스트


조직은 사람을 뽑을 때 신중해야 하고, 신중하게 잘 뽑은 직원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아무리 신중하게 사람을 뽑아도 잘못 채용할 수 있고, 그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도 있으며, 그래서 변화를 주어야 할 때도 있다. 최고 수준의 인재 밀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각오를 해야 한다. 대단한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좋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 따라서 모두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최고의 역할을 할 경우에 한해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는 협약을 맺는다. 그들은 우리 회사가 빠르게 변신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남다른 성과를 기대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일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은 우리의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하는 정책을 알고 선택했다. 그에 따른 약간의 직업적 위험은 기꺼이 감수하는 편이다. 장기간 안정을 보장해 주는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넷플릭스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성과에 대한 우리의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때는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이 공평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직원을 해고할 경우 우리는 그게 누구든 퇴직금을 두둑하게 지급한다. -요약-



8. 피드백 서클


솔직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솔직함을 가능하게 해주는 메커니즘을 가동해야 한다. 두 가지 제도적 절차만 확보되면 누구나 솔직한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p.356 中-



9.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리드하라


인재 밀도가 높고 1차 목표가 혁신인 느슨한 결합 조직이라면, 통제 위주의 전통적 방법은 효과적인 선택이 아니다. 감시나 절차를 통해 오류를 최소화하려고 하기보다, 맥락을 정확히 짚어주고 상사와 팀원이 북극성을 보며 의견을 조율하면서 정보에 밝은 주장에게 결정할 자유를 주도록 힘써야 한다. -p.401 中-



오늘 같은 정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혁신의 속도 그리고 민첩성이다. 지금처럼 창의적인 시대에는 변화를 극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무서운 위험은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환경이 바뀔 때 신속하게 방향을 틀지 못하는 것이다. 일관성과 반복성은 회사에 이익을 가져오기는커녕, 참신한 생각을 억누를 가능성이 더 크다.  
넷플릭스에서 우리는 우리 문화를 꾸준히 논의하고 그것이 계속 진화하기를 기대한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마무리 말 요약-



넷플릭스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만큼 높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 해고에 대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직원은 가족이 아니며 그 직책에 최고로 적합한 사람인지 주기적으로 판단한 뒤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교체한다면, 조직 전체의 성과를 크게 높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넷플릭스의 정책 때문인지  2년 전 '공포의 넷플릭스 문화', '억지스러운 정직, 그들끼리만 통하는 용어, 끊임없는 두려움', '매일 출근할 때마다 오늘 해고당하지 않을까 걱정' 등 넷플릭스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이 실렸다.


성공한 기업을 분석한 책들이 많지만 『규칙없음』 은 유달리 직원들의 사례(인터뷰)를 많이 들어 넷플릭스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합리화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마치 넷플릭스가 그동안 비판받았던 비인간적인고 비윤리적인 기사에 반박하듯 말이다.


근로자의 꿈의 직장이라는 넷플릭스와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는 비윤리적인 직장 넷플릭스 그 양면 사이에는 달콤한 규칙 없는 자유와 책임이 있었다. 그동안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온 벤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느낀 건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성공했기 때문에 마치 정답인 거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건 큰 함정이다.  업종에 따라 국가에 따라 사회문화에 따라 기업 정책은 유연성을 가지고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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