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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시 Aug 31. 2022

하몽? 잠봉! 프랑스 바욘 햄 축제

부활절 주간 바스크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하몽 페스티벌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두툼하고 질 좋은 버터와 촉촉한 햄을 끼워 만드는 샌드위치, 잠봉뵈르(Jambon-beurre). 한국에서는 2020년 즈음 대대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브런치 메뉴이지만, 프랑스에서는 햄버거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간편 메뉴 중 하나라고 한다.


 잠봉뵈르에서 '햄'을 의미하는 잠봉(Jambon)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스페인의 하몽(Jamón)과 결을 같이 한다. 2017년 스페인에서 체류 중이었던 필자는 하몽 이베리코 특유의 쿰쿰함과 철 냄새를 기피하는 편이었다. 다만 부활절 연휴를 맞이해 들르게 된 바욘에서 때마침 잠봉 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과연 스페인의 하몽과 프랑스 남부의 잠봉은 어떤 차이를 보일지 호기심을 안고 여행을 떠난다.



평화로운 소도시, Bayonne

 Basque Country의 관문이라는 별명을 지닌 바욘은 인구 약 5만 명에 불과한 해안 도시로, 니브 (Nive) 강과 아두르(Adour) 강이 잔잔히 흐르는 조용한 마을이나 4월 부활절 주간 무렵 프랑스 및 스페인 북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매년 4월,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나흘간 바욘 시내에서 하몽 축제가 개최된다. 무려 1462년부터 동 행사가 열렸다고 하며, 지역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뿐만 아니라 올해의 잠봉 선발대회, 길드 퍼레이드 및 바욘 합창단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온 거리에서 접할 수 있다.

 

 주요 행사들은 니브 강 인근의 도로에서 개최되며, 강변을 걷다 보면 'Foire au Jambon(잠봉 축제)'라고 적힌 대형 표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바욘 특산품 마켓 구경

 질 좋은 잠봉을 맛보고자 니브 강 인근의 마켓 Carreau des Halles에 들러 보았다. 매일 아침 7시경 개장하여 오후 한두 시면 문을 닫는 상설 시장으로, 햄류뿐만 아니라 신선한 청과류와 지역 특산물 등을 판매한다.

 사진 속 주스뿐만 아니라 깔끔하게 포장된 오일류, 소스, 향신료 등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 기념품 또는 식재료를 구매하기에 적절하다. 또한 구움과자와 샌드위치 등의 간편한 먹거리가 풍부하며 실내가 굉장히 깔끔해 저렴한 한 끼 또는 간식을 쾌적하게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콘 형태의 종이에 다양한 햄류를 담아 3유로에 판매 중이었던 부스. 물론 비닐 포장된 제품 또는 통다리 형태의 잠봉 역시 판매하며, 운이 좋다면 종류별로 시식 후 구매할 수도 있다.


  마켓에서 맛본 바욘식 잠봉은 스페인의 하몽 이베리코와 하몽 세라노의 장점만을 모은 듯했다. 하몽 이베리코에 비해 훨씬 촉촉하고 지방질이 균일하며, 특유의 철분 향이 덜해 햄류 초보자의 입맛에도 부담이 없다. 또한 하몽 세라노에 비해 찰랑하면서도 밀도 있는 식감까지 즐길  있어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 어우러질 듯했다.

 혹자는 바욘의 잠봉이 이탈리아의 프로슈토와 거의 동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바욘식 햄(Jambon de Bayonne)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지역에서 나고 자란 돼지만을 지역 전통 방식으로 가공했다는 지리적명칭보호(PGI,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를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고 하니 프랑스 남서부 지역민들이 동 특산품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잠봉뿐만 아니라 소박하고도 정 넘치는 식사, 바스크식 마카롱과 유서 깊은 초콜릿 등 다채로운 식문화를 지닌 바욘. 식도락을 사랑하는 이라면, 돌아오는 4월 Foire au Jambon에 방문해 프랑스 남서부식 햄을 양껏 즐기고 소도시의 여유로움과 흥에 잔뜩 취해 보기를 바란다.




▽ 바욘 잠봉 축제 관련 링크

https://www.foireaujambon.fr/

http://www.bayonne-paysbasque.com/route_gourmande/foire_jambon_bayonn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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