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돈키호테 씨(夢, 기사) 별세

분류 : 인물, 사고사, 과로사, 전사

by 잭옵

[부고기사]

17세기에 이미 고령사회의 이상과 결함을 동시에 보여준 선각자


나이는 무게추와 같아 꿈을 현실에 묶어두지만

나이 오십에 자신의 꿈을 접지 않고

그는 무쇠 갑옷을 입고 현실을 박차고 꿈을 향해 나갔습니다.


돈키호테 씨는 물건의 이름보다 용도를 먼저본

실용주의자였습니다.

그의 실용과 미적 감수성이 만나 번뜩인 건

맘브리노의 황금투구였습니다. (일부에선 놋쇠대야라고 전해짐)


들판의 풀 뜯는 양 떼들을 향해

그는 창을 들고 돌진했던 사람.

사람들은 '양 떼'일뿐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사람을 잡아먹는 양 떼가 될 거라고 우겼습니다.

그 후 울타리가 쳐지고 사람들은 도시로 떠났습니다.

자본주의는 그때, 양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먼저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그는 어제 산마루 들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주위에는 수많은 풍력 발전기가 있었고,

한 당나귀가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전한 목격자 산초 판사씨에 따르면

수일 전부터 여기를 뛰어다니면서 '괴물이 너무 많다'며 힘겨워하셨다고 합니다.


장례는 기사단 예를 따를 것입니다.

평소 고인 뜻 "불가능을 꿈꿔라."를 생각하시며

참석자들은 바가지를 3초간 뒤집어써 주시길 바랍니다.




[독자투고] 놋쇠대야 주인 이발사

길에서 잠시 만나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연이

오늘 끊겼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픕니다.

대야를 쓰고 즐거워하던 그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부디 대야를 보며 그를 떠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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