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바쁘다, 바빠.
아이랑 놀아야 하고, 씻겨야 하고,
언제 설거지에 빨래까지 다 할까.
쌓인 집안일이 줄지 않으면,
육퇴시간은 늦어진다.
육퇴(육아 퇴근)을 해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블로그도 할 수 있는데,
해야 할 것이 아직 많은데.
마음만 바쁘다, 바빠.
집안일은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 이득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내가 더 바쁘면, 아내는 덜 바빠지는 구조이다.
이상하게도 그렇다.
반대가 되어도 똑같다.
함께 빨리해서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데
한 쪽이 후다닥하면, 한 쪽은 느긋해진다.
제로섬 게임이라면, 누군가는 해야 한다.
너일까, 나일까.
아! 하나 더 있다. 돈!
돈이 있으면 일 거리는 줄어들 수 있다.
돈이 해 줄 테니까.
씁쓸하고, 웃픈 상황이다.
돈을 쓰지 못하면, 나라도 써야겠구나.
제로섬 게임의 자발적 패자가 되어 본다.
그런데 표정 관리가 어렵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