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사이,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by 나라 연

최근 짧게 바쁜 시기가 겹쳤다.
프로젝트와 수업이 연달아 이어졌고,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겉으로 보기엔 잘 진행되는 상황이었지만, 무언가 허전함이 몰아쳤다. 그동안 나를 지탱해주던 글쓰기와 브랜딩 작업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이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만 맴돌았다.



최근 기대했던 글모임이 이유도 모른 채 중단됐다. 물어볼까 하다가도 그럴 힘조차 없는 채로, 다른 일들에 휩쓸려갔다. 아마 ‘정신이 없었다’는 말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예전에 일했던 학원에서 수업을 했다.
“일이 들어왔으니 어떻게든 해내야지”라는 생각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틀 내리 쉬지도 않고 말을 했다.


겨우 이틀이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타격은 예상보다 컸다. 강의뿐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 부업 블로그까지 겹치면서 결국 목이 쉬어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를 비교하는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었기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일까 싶지만 부정적인 나를 인정한거다.



“뭐지? 분명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속 좁은 사람이네?”



그걸 인정하니 오히려 상대보다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은 조금 사라졌다.



나는 칭찬에 목마른 사람이었고, 좋은 걸 갈구했지만 세상은 그걸 편하게 주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도 알게 됐다.



소속감, 경쟁심, 잘못된 애정이 나를 조이고 있었다. 겉으론 괜찮은 척했지만, 속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어두운 감정이 쌓이고 있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그 태도를 조금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누군가 채워주기만을 바라기보다, 보여주기식 노력을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에서 조금만 더 해보는 것.



이상하게도, 그 방황 속에서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한 가지를 오래 붙들지 못하는 성격 덕분에, 오히려 여러 도전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강의든 글쓰기든, 예전과는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상업 글, 새로운 주제의 글… 다양한 시도가 나를 조금씩 토닥였다.



예전처럼 큰 계획을 세울 힘은 없다. 늘 긴장된 어깨로 잠들고, 아침에 눈 뜨는 게 힘들었던 나였기에
이번엔 힘을 빼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쉬는 시간에 한 줄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덜어내고, 나만의 최선에서 한 발자국 더.



그게 지금의 나를 일으키는 방법이다.


어딘가의 소속이 나를 책임져주지 않듯,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

바쁜 상황 속에서도 나를 놓치지 않도록, 좀 더 멀리 바라보며 유연성을 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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