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안 써질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by 나라 연

이 생각이 문득 스쳤다.
브런치에도 글을 쓰지 않아 알림이 왔다. “꾸준한 발행은 어쩌구…” 하는 문구와 함께.



왜 글이 멈췄을까?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봤다. 똑같은 일상이었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 무언가, ‘어쨌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는 거다.



면접 강의의 비수기라 불리는 곳도 없었고, 하루는 한가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그래도 사람은 불안해도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웃기도 했다. 덜 고픈 건지, 현실 감각이 흐릿한 건지, 하루하루가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몇 번이나 글을 쓰려 했지만 막상 화면 앞에 앉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일기도 겨우 쓰는 정도였고, 사고가 멈춰버린 것 같았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건 처음이었다.



아마 공개된 공간에 내 생각을 남기는 게 아직은 낯설고, 예전처럼 막 쏟아내던 글이 아니라 신중함이 더해진 탓일 것이다.



일기나 공책에는 거침이 없었다.



어릴 땐 집에 컴퓨터도 없어, 샤프와 볼펜으로 손가락에 굳은살이 배이고 손목이 아플 때까지 글을 쓰곤 했다.


지금도 10년 전의 일기와 오래된 글들이 보관되어 있다. 비록 세상에 나오진 못했지만, 그건 분명 내가 살아온 과정의 흔적이었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나는 다른 것들을 하고 있었다. 불안해서, 어떻게든 발전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할 줄 아는 걸 활용하려 애썼다.


면접 강사로서의 지식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전자책을 만들고, 블로그 부업도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글쓰기는 멈췄다. 챗GPT에 수십 번 질문하고 확인했지만, 내 글은 쓰지 않고 있었다.

그 멈춤 속에서 다른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람도 만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잘 지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겪는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뭐라도 나를 알려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보내다 보니, 시간은 무서울 정도로 빨리 흘러갔다.



나는 여전히 조급하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다시 몇 줄을 쓰면서 깨닫는다.


마음만 먹으면 다시 쓸 수 있고, 아이디어는 여전히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글이 안 써질 때 나는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삶이 결국 다시 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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