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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 Aug 27. 2024

누군가를 위한 대화였는가

대화의 필요성


혼자 살면서 중요한 건 누군가와 대화였다.

대화가 단절된다면 상대방의 기분과 생각, 바라는 게 무엇인지 등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제대로 대화를 하지 않아 오해가 쌓이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최근 사회인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일하다 만난 사이니 사회인 친구라고 자주 표현했다. 귀엽게도)

직장에서 만나 내가 퇴사 후 친구가 되었던 관계였기에 더 소중하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처음엔 너무 조심하다 실제 모습을 감추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레 우린 망가지기도 하고 호탕하게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웃기도 했다.



그런 친구와 만나다 보면 사소한 얘기로 시작해 깊은 얘기로 마무리된다.

삶에 대한 방향성과 직업에 대한 방향성,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문제 등 말이다.



주기적으로 만나면서도 우린 할 얘기가 많았다.

살아왔던 시간이 달랐고 알지 못했기에 서로 살아왔던 얘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친구는 어떤 일에서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면 나라고 꼽아주었다.



다른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나눴던 얘기 했지만 내가 먼저 떠올라 다른 친구가 질투를 했단 얘길 듣고

미안하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가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라니, 기쁘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고민했던 일들이나 힘든 상황에서 해답을 알려주듯 방향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순간 당황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단 한 번도 해답을 주기 위해 대화를 했던 건 아니었으니까.

그저 친구의 고민에 내가 알고 있던 생각들과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을 다시 한번 되짚어 정리를 해줬을 뿐이었는데.

친구는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짧지만 면접강사를 해봤던 경험이 이렇게도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걸까.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고 싶어 다양한 책도 접해보고 좋은 문장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비유로 써먹으려 시도해 봤던

시간들이 가까운 친구에게까지 도움이 될 정도였다니.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대화의 필요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시간에서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를 했더라도 상대방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시간일 수도,

기분이 나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시간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나의 말 한마디 상대방의 삶에 방향과 시간에 도움된 시간이었다면 얼마나 뜻깊은 일일까.

누군가를 위한 대화였던가, 단 한 번의 대화가 누군가에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순간이라 생각된다.



이런 대화가 좋았기에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좋아한다.

기분 나쁜 순간도 있지만 그 대화를 통해 어떤 게 기분이 나빴던 건지 어떤 게 기분 좋았던 건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대화를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감정들이 있다.



면접강사로 일할 때도 단순히 면접에 대한 얘기만 하다 틀을 깬 부분이 인생에 주눅이 들어있던 부분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대화를 했던 거다.



아주 짧은 시간, 1분이라도 그들의 삶에 질문을 던져 그에 대한 방향성을 좀 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면 그들 또한 보답이라도 하듯 ‘합격’이란 소식을 전해준다.

그만큼 짧은 대화라도 상대방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친구의 말 덕분에 삶을 더 풍족하게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대화가 삶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또 많은 대화의 순간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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