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었던 날, 계속하려는 이유

by 나라 연

어느 날 문득, 이 일이 나와 맞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피로, 가끔은 감당하기 벅찬 감정, 그리고 끝내 연락이 오지 않는 사람들.

모든 화살이 나를 향하는 듯했고, 그 화살 끝에는 늘 ‘내가 부족해서’라는 자책이 따라왔다.


이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그런 생각을 해봤지만, 모든 걸 다 노력으로 감당할 수는 없었다.

다가오는 진심에 기뻐 쉽게 마음을 열었고, 그 진심에 보답하고 싶어서, 목이 쉬도록 내가 아는 모든 걸 알려준 날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그들의 조용한 뒷모습이었다.


너무 모든 걸 알려주려 애쓴 건 아니었을까, 내가 괜히 선을 넘은 건 아닐까, 뒤늦은 질문들이 줄줄이 마음을 붙잡았다.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맞는 걸까?'
'내가 이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이지?'



처음의 설렘과 긴장감은 점점 사라지고,지친 마음만이 남아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강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행정과 상담 일만 하던 어느 날,


“목소리가 좋아요”,
“강사 하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 몇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엔 무서워 도망치기도 했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나에게 도전처럼 느껴졌고 그 도전은 오히려 나를 살아있게 만들었다.



첫 수업을 준비하던 날들,


매일 밤 혼자 강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첫 수업에 들어간 날, 그 날의 떨림은 아직도 생생하다.

심장 소리가 머릿속을 울렸고, 내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을 만큼 긴장했던 순간.



단상에 선 나, 그 앞에 낯선 시선들.

그 낯섦 속에서 나는 확실히 숨을 쉬고 있었다.



지금은 더 이상 떨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강의실에 들어가고, 내 방식을 터득해 수업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에게서 오는 감정적인 부분만큼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 나아가려는 이유는, 아마도 첫 수업의 그 떨림이 나를 살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누군가의 합격 소식이,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일이 아니었다면,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지쳐도, 흔들려도, 나는 여전히, 계속하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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