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가진 ‘첫 마음’을 기억하려고 한다
퇴사를 하고 프리랜서로 살아보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전 직장에서 프리 강사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 컨설팅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블로그를 운영해 보고, 한 커뮤니티에서는 재능기부처럼 소액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한 분이 있다. 우연히 1:1 자기소개서 강의를 받게 되었고, 최근 최종 면접에서 아쉽게 떨어졌다는 연락을 주셨다. 그분과 처음 마주했던 날이 떠올랐다.
몇 달 전, 어색한 공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우리는 마주 앉았다. 첫인사를 나누고 자기소개서 강의를 시작했다. 두 시간 내내 그는 쉬지 않고 강의에 몰입했고, 꼼꼼히 메모하며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취업 강의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그에게, 나는 그의 ‘첫 강의’가 되었다. 부담이 컸지만, 경력이 있던 나는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하려 노력했다.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스스로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계속해서 떨어졌던 이유를 함께 찾고자 했고, 서류부터 다시 점검해 나갔다. 이후 서류 합격 소식과 함께 1차 면접 컨설팅으로 이어졌다.
그는 말을 잘했지만, 긴장할 때 튀어나오는 말버릇과, 답변의 깊이를 좀 더 보완해야 했다. 회사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더해, 대답이 설득력 있게 들리도록 코칭했다.
모범적인 태도의 표본을 꼽으라면, 단연 그였다. 정중한 말투, 예의 바른 태도, 상대방을 존중하며 경청하는 자세. 인성 면에서 단 하나도 흠잡을 데 없는 분이었다.
1차 합격이라는 연락을 받고 ‘덕분이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한마디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2차 면접은 혼자 준비하셨지만, 중간에 나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좋지 않았다. 대부분은 짧게 ‘떨어졌어요’라고 하거나 아무런 연락이 없지만, 그분은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노력한 만큼 후회 없이 다 쏟아내고 나왔다는 말, 결과가 아쉬워 답답하지만 감사하다는 인사, 그리고 언젠가 또 컨설팅을 받고 싶다는 진심. 그 메시지를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다.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에 함께한다는 것은 때로 부담스럽지만, 그 감정을 품고 싶다는 이상한 울렁임이 나를 붙잡는다.
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눈빛이 달라지는 찰나를 느낄 때, 그 순간의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작고 짧은 순간들이, 다시금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