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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부 Jun 24. 2022

아프면 견디지 말기. 괜찮아졌다고 방심하지 말기.

 드디어 길고 길었던 턱 디스크 치료가 끝이 났다. 이제 친구들을 만날 때 면요리나 오믈렛 맛집만 찾아서 안 먹어도 된다. 가족들하고 고깃집에 외식을 가거나, 다이어트할 때 와그작와그작 먹던 견과류는 아직도 먹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턱 치료가 처음이 아니다. 턱 인대와 근육에 문제가 생긴 지도 3년이 넘어간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입이 전혀 벌어지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전부터 불안한 징조가 있었음에도 칫솔이 입안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을 때서야 병원에 찾았다.


 '헉 평생 이대로 입이 안 열리면 어떡하지? 이는 어떻게 닦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디스크 문제라고 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허리 디스크'가 익숙했던 나는 '디스크'라는 단어가 나온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의사 선생님이 입안에 손을 넣고 턱을 맞출 땐 어찌나 공포스럽던지. 으으,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다행히도 내 턱은 많이 호전되어서 일반식을 먹어도 될 정도가 됐고, 병원을 (제발) 졸업했다! 의사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당부하셨다.


"괜찮아졌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아프면 견디지 말고 바로 병원에 와야 한다. 그래야 만성이 되지 않고 치료가 수월히 끝날 수 있다."


 모든 일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견디고, 버티고, 곪아서 만성이 되어버린 아픔이 얼마나 많던가. 당장은 귀찮고 무서울지라도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작은 두려움으로 나아지겠지, 하고 두는 것은 큰 후회로 돌아오곤 했다.


 그래도 한번 아프고 나면 고생스럽더라도 다시 한번 삶을 돌아보게 된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은 음식 위주로 먹게 되고, 수면 습관까지 바꾸게 된다. 다시 아프고 싶은 건 절대 아니지만, 덕분에 더 건강한 삶의 방식을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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