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 생일. 내 생일은 아니지만 무리하고 애쓰고 오버해도 부족함이 없는 날. 생일 축하 노래는 누구보다 열심히 부른다. 머쓱함 없이 '사랑하는'을 붙여 고백할 수 있으니까.
예전엔 '기본으로 받는 초면 됐지', 했는데 요새는 귀여운 초가 좋다. 별것 아닌데 의외로 값이 나간 들, 택배 반품비로 5000원씩 수루룩 돈이 나가는 걸 생각하면 지불하지 못할 가격도 아니다. 곰돌이 모양 초 하나에 귀엽다며 행복해할 수 있다면 1500원쯤이야 꽤 싼 것 아닐까. 물론 곰돌이 얼굴이 녹아내리기 전에 불을 꺼야겠지만...
오늘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숯불을 세 번이나 갈아가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픽업하면서도 걱정했던 떡 케이크는 맛을 의심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맛있었다. 덥고 비 오고 난리도 아닌 날씨였지만 아무도 짜증 내지 않았다. 아무래도 암묵적인 평화의 날이니까 말이지.
매일 생일의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