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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부 Aug 13. 2022

불안의 계절에.

작년 여름 이맘때, 출판 프로젝트 당선 연락을 받았었다. 그러곤 무작정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독립서점을 찾았다. 주변에 서점이 있는 줄도 몰랐다. 당시 재난지원금을 받았던 참이라 생산적인 소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서점에서 8만 원 가까이 결제하고 나왔었다. 한번 책을 사는 데 그만한 돈을 쓰는 건 생전 처음이었지만 왠지 모를 쾌감을 느꼈다. 그냥 '나 책 낸다!! 그니까 책 산다!!'라는 단순 무식한 사고방식이었던 것 같기도.


오늘 책장에 잔뜩 쌓인 설정집을 정리하다가 그 동네 책방의 도장 카드를 발견했다. 벌써 1년이 되었구나. 


내게 여름은 가장 힘든 계절이다. 여름은 분명 만물이 뜨겁게 생동하는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겐 한 해의 반이 덧없이 사라지고 꿉꿉한 향이 풍기는 불안의 계절이다. 그래도 삶에 대한 불안으로 너무 삭아가지 말기를. 끈적하고 눅눅한 글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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