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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표탐구자 Oct 23. 2020

0. 프롤로그 - 잡스 따라 발표할 필요는 없다

완벽한 발표보다 후회 없는 발표를 목표로

이 글은 글쓴이가 브런치에 올렸던 글들을 바탕으로 실제 출간한 '발표준비 0단계'의 프롤로그다.




발표는 숙명이다 코로나19도 바꿀 수 없는


아마도 이 책의 독자들에겐 다행일 수도 있겠다. 코로나 19가 우리를 덮친 게.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의 비대면 생활을 강하게 권고받으며, 수많은 청중 혹은 두려운 상사가 코앞에 있는 상태에서 발표할 일이 줄어들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언택트 한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발표를 가능하게 했다.


‘발표 장소’를 구성하던 상황이 바뀌었을 뿐이지 ‘발표’의 존재와 의미는 여전하다. 대학 조별과제의 마무리도 발표이고, 수많은 공모전/창업지원사업 등의 최종 심사단계도 발표이며, 발표능력이 구직자 혹은 이직자에게 요구하는 주요 덕목인 기업이 많다는 건 상식일 거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발표’는 숙명이다. 코로나19도 바꿀 수 없는. 


완벽한 발표보다 후회하지 않는 발표를 목표로


나는 5, 15, 1이다. 대학시절 공모전, 성인 대상 교육과정, 정부 창업지원사업까지 5개의 제법 큰 발표 상황에서 기획자 겸 발표자 역할을 했고, 수상했다. 약 15년간 학생으로서 구직자로서 직원으로서 강사로서 창업자로서 다양한 발표 상황을 직접 경험하며 발표란 어떻게 해야 ‘적어도 후회만큼은 없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 생각을 정리해왔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강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1등으로 수료를 하기도 했고, 모 대학에서의 특강과 여러 차례 발표 관련 코칭 경험 정도가 있다.


이 책은 성공을 담보한 ‘완벽한’ 발표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은 사기다. 이 책은 발표 후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본인이 발표를 잘한다고 생각한다면 기꺼이 뒤로가기 추천


당신은 잡스처럼 PT 할 수 없다


보통 프레젠테이션 관련 책들을 보면 가장 이상적인 발표 형태를 최종 목표로 삼는다. 그들이 제시하는 방법대로만 하면 말 그대로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다'는 식이 바로 그 예가 되겠다. 하지만 꿈 깨자. 크게 3가지로 꿈을 박살내야 할 이유가 있다.


애플시어터는 잡스의 홈


첫 번째는 물리적 한계다. 애플이 성공한 이후 스티브 잡스는 애플 시어터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의 발표를 위해 최적화된 조건을 갖출 수 있는 그 이름 그대로 시어터(극장)에서 말이다. 이번엔 당신이 PT 할 물리적 조건을 체크해보자. 보통 무대가 꽉 차는 혹은 영화관 같은 사이즈의 스크린 앞에서 PT를 할 기회는 관련 직업을 갖지 않는 이상 쉽게 오지 않는다. (최근에는 대형 TV들이 나오면서 스크린을 대신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예전 교실에서 보던 구형 스크린보다 화면 자체는 더 작아진 느낌이다.) 


설사 왔다고 해도 그 발표장은 당신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99.9%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의 완벽한 연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청중들을 초대해 애플시어터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당신이 발표할 장소는 어디인가? 모두가 당신의 발표를 위해 도울 준비가 된 아늑한 집 안인가? 경쟁자들과 함께 서 있는 바깥인가?


누가 PT 시간을 정하는가


두 번째는 시간적 한계다. 스티브잡스는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기 위해 제 발로 찾아온 청중을 대상으로 최적의 PT시간을 임의로 정할 수 있었다. 본문에서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겠지만 시간은 모든 발표 준비를 위한 0순위 가이드다. 발표자는 항상 발표시간을 염두에 두고 발표를 준비해야 한다. 스티브잡스처럼 발표시간을 본인이 계산한 대로 임의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만큼 발표자에게 유리한 조건은 없다. 당신이 발표시간을 임의로 정할 수 있는가?


불가능한 욕심


세 번째는 능력적 한계다. 내 글들을 보기 시작한 당신은 이런 사람들 중 하나일 거라 생각한다. 발표가 어려운 사람. 발표 시작도 하기 전에 무대공포증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 발표 준비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는 사람, 발표를 마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사람 등등이다. 이 글 서두에서 너무 이상적인 목표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처럼 발표하고자 하는 꿈을 깨자고 했다. 모든 성취에는 과정이 있다. 무대공포증을 대처하는 방법이나 발표 준비도 잘 못하는데 책 한 두 권 읽었다고 코칭 몇 시간 받았다고 바로 스티브잡스가 될 순 없다는 거다. 발표는 기본이 잘 갖춰져야 발전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스티브잡스의 수준으로 도약한다는 건 불가능한 욕심이다. 


결국 기본기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한계 중 단 하나라도 당신에게 해당된다면 당장 스티브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할 꿈은 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언젠가 스티브잡스처럼 발표할 수도 있다. 이제부터 내가 안내하는 무대공포증 대처방법과 발표의 기본들을 차근히 이해하고 적용하다 보면 주어진 환경과 시간에 맞추어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은 갖추고 원정경기에 나서자. 기본기가 튼튼한,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기회를 당신이 잡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잡스처럼 PT 할 필요가 없다


내 글의 기대 독자는 대학생에서 사회초년생 정도다. 대학시절은 다양한 발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발표 자체를 교육받는 커리큘럼이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발표는 계속하게 되지만 기초가 없으니 매번 어렵기만 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프레젠테이션 자체를 공부할 기회는 더욱 없어진다. 전문가들이 하는 프레젠테이션만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다. 아마도 세상에 태어나 청중들에게 가장 처음 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자기소개일 거다. 대학시절 다양한 과제 발표, 회사에서의 간략한 브리핑도 프레젠테이션이다. 그러니 더더욱 잊지 말자. 누구나 스티브잡스처럼 발표할 수도 없고, 누구나 스티브잡스처럼 발표할 필요도 없다.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고 싶어도 일단 기본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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