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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표탐구자 Dec 26. 2023

예상 질문과 현실 사이

저… 시간이 있으세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며 예상 질문까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면, 그 사람은 제법 성공적으로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발표 자체를 준비하기에 버거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장표로 구성하고 발표로 준비한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겠는가.


'예상 질문'이라는 것의 정의 또한 생각하기 나름이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나라장터 입찰 프레젠테이션의 경우 제안서용 목차와 평가표가 사전에 공개된다. 발표에 적용해 보면 각 목차와 평가항목이 (비교적 범위가 넓지만) 예상 질문이 된다. 이러면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쉽다.


하지만 주제나 개괄적인 OT 외에 발표자에게 주어진 것이 없다면, 예상 질문은 말 그대로 예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렇듯  어떤 질문이 나올지 감을 잡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그냥 준비한 발표 내용에만 집중하세요.


매몰차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발표자들의 걱정에 공감해 주지 않는다. 예상해 봤자 현실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것에 목을 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공모전부터 정부창업지원사업, 면접 PT 등 여러 발표를 직접 하고 질의응답을 해 본 경험의 결론은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는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이다. 질문은 어디까지나 '청중, 심사위원 마음대로'이기 때문이다. 발표자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사전에 이런저런 예상 질문에 대한 팁을 주지 않는 이상.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초보들일수록, 긴장감에 이것저것 때론 불필요한 요소들을 고민하는 발표자들을 많이 봤다. 그러다 연습할 시간만 빼앗긴다. 나는 홀가분하게 추천한다. 그러지 마시라.  


그런데, 실제 발표 현장에서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고?


모른다고 하면 된다.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는 평가 상황이겠지만, 이때는 태도로 승부하면 된다. (모르니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고)


네, 그 부분은 준비(이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향후에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위와 같은 메시지 구조로만 답해도 심사자들은 발표자를 준비가 전혀 안 된 모자란 사람으로 치부하진 않는다. 당장은 모르지만, '알려주면 무언갈 더 개선해 낼 사람'이라는 인상과 태도 심어주면 된다. 5점 만점에 몰라서 0점 맞을 것을 -1점은 되지 말고, +1점이라도 받아보자는 거다.  


단언컨대, 초보자들일수록 발표의 성공 여부는 연습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렸다. 최대치의 연습시간을 확보하고, 최대한 많은 연습을 하는 게 발표 성공을 위한 0단계이다. 쓸데없는 생각, 본인이 컨트롤하지 못하는 영역에 시간을 빼앗기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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