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교원 준비하기(3) 한국어경력에 대한 이해

세종학당 파견교원에게 한국어교육경력은 얼마나 중요할까?

by 콩지팟지


한국어교원 경력은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경력 연수가 절대적인 선발기준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종학당재단에서는 파견교원을 경력에 따라 가~라급으로 나누는 기준이 있고 급여 수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경력 여부는 해외 파견지원 자체에는 큰 걸림돌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경력이 많을수록 유리한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파견'은 기존의 한국어강사에게 요구되는 것 이상의 '생활 적응력'이 중요하게 작용되는 특수한 직업군인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경력이 부족한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 희망을 가지시고 도전해 볼 수 있는 전략이 있습니다.


1. 한국어경력이 낮은 교원의 전략: 비인기국가 노리기

파견지에는 상대적으로 비인기국가들이 있습니다. 비인기국가가 어디인지 감이 안 잡히시는 분들이라면, 공고문에 특수지 근무수당을 받는 국가 목록을 보시면 대략 감이 오실 겁니다. 이 근무수당을 주는 이유는 애초에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표 같은 것입니다. 주관적인 분류가 아니라 나름 법으로 정해진 겁니다. 물론 생활이 다소 불편한 것이지, 못 살 곳은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비인기 국가일수록 교원자격증 취득하신 지 얼마 안 되신 분이나 10년 이상 장롱면허처럼 묵혀 두셨던 분들이 합격하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가까운 동아시아,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나 보편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친숙한 나라일수록 인기 국가로 보시면 됩니다. 인기 국가에 합격하신 교원분들 경력은 솔직히 어마어마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경력 연수도 길지만, 책 출판도 하시고 기관장 경력도 있으신 그런 분들도 봤습니다. 이미 해외파견 경험도 있으신 분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경력 다, 라급에 해당하는 1년 미만이나 2년 이하 낮은 경력의 선생님들은 비인기국가를 노리시는 게 좀 더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도저히 인기 국가를 포기하지 못하시겠다면 모집인원이 2명 이상인 세종학당에 지원하면 좀 더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저의 경험상 주관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어쨌든 본인의 결정이 중요합니다.


2. 파견교원에게 한국어경력이 중요한 이유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조직이나 기관은 신입보다 조금이라도 일경험이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고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 곳이라면요. 한국어 교육기관도 마찬가지겠지요. 한국어 강사 수가 계속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경력 쌓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해외파견이 첫 경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 본인을 위해서라도 경력 없이 파견을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할 필요는 있습니다.


3. 파견교원의 경력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 사례

실제 상황에 적용해 봅시다. 학당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작은 학당에는 파견교원이 단 한 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고상 한국어강의가 주 20시간 이내로 되어있어도, 20시간보다 적게 강의를 할 수도 있지만 20시간을 꽉 채워서 강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파견교원이 한 명인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게 해야겠죠. 파견교원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학당들은 많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다른 동기들 중에서 파견교원이 학당에 혼자인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어경력이 없거나 매우 적은 교원이 이 상황에 놓이면 어떨까요? 국내의 언어교육원이나 어학원에서도 주 12시간 강의 경험을 해보는 게 쉽지 않은데, 갑자기 주 20시간 강의를 하는 것은 솔직히 엄청난 부담입니다. 일단 강철 체력이 아니시라면 정말 병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임자에게 업무인계를 전혀 받을 수도 없는 상황도 자주 발생합니다. 이전 교원의 업무 인계자료가 부재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제 경우도 못 받았습니다. 다 새로 만들어서 해야 됐습니다. 물론 세종학당 재단이 제공하는 일부 부교재 자료들이 있긴 하지만 매우 제한적입니다. 결국 교원이 PPT, 활동지 등 부교재는 손수 직접 다 만들어야 합니다. 신규 세종학당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물론 시설은 깨끗하고 좋을 가능성이 있겠죠.


학당마다 운영하는 교육과정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의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어 과목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수업을 준비해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수업 수요가 더 많아져서 거의 필수적입니다. 그러면 갑자기 '내가 미술선생님인가? 체육선생님인가? 무용선생님인가? 요리선생님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창작해야 됩니다. 국내에서는 활동 도구나 재료를 구하기라도 쉽지, 해외에서는 진짜 구하기 어렵습니다. 제한된 환경에서 최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수업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면 강의를 중단해야 하는 비상 상황도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면 온라인으로 바로 전환하여 강의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강의를 한 번도 안 해 보셨다면 매우 곤란하겠죠? 경력자와의 차이는 최소한 앞서 나열한 상황에서라도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훨씬 제한적인 도움을 받게 됩니다. 파견교원을 선발하는 실무진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기관 측에서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인력을 파견하는 게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4. 결론

오늘 내용을 종합해 보면 파견교원이 꼭 팔방미인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서 부담되실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면에서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각오는 할 필요가 있어서 세세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파견교원 지원 전에 미리 이런 부분들을 파악하고 준비하신다면 원하는 국가로 파견되는 기회를 얻기도 유리하겠죠. 한국어경력은 파견교원에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파견교원 본인의 적응을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어떻게든 다양한 상황에서의 한국어경력을 많이 쌓길 추천드립니다. 국내에서부터 다양한 문제 상황에 부딪혀 보시고 해결해 보는 경험을 하시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