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나보다 4살이 어린 연하이다. 주변인들에게 남편 소개를 하면 능력 좋다고 하거나 결혼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그게 어째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연하 남편만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애를 할 때 남편은 참 귀여웠다. 두 달이 다 되도록 길게 썸을 타고서는 처음 내게 고백을 하던 날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남편보다는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이기에 고백을 하던 날에 미리 눈치를 챘었다. 급하게 뛰어온 그는 가방과 함께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왔는데, 나는 그것이 나의 것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일본식 라멘을 시켜 먹었다. 남편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고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떨고 있었을 것이다. 주문한 음식이 나온 후 나는 먹기 시작했지만 그는 라면을 먹지를 못했다. 그는 나를 계속 쳐다보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이미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더 빨개져서는 눈을 피했다. 그러다 겨우 라면을 먹으려고 하면 잘하던 젓가락질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테이블에 라면을 흘리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평소 같았으면 나는 폭소를 터트렸을 테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그의 떨리는 간절한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떨면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한 채, 우리는 가게를 나왔고 부끄러워 바닥만 보며 거리를 하염없이 걸었다. 그러다 그는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사 왔어요.
목걸이예요.
그는 손을 덜덜 떨면서 나에게 선물을 건넸고 마침내 기다렸던 고백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미사여구도 없는 진솔한 고백이었다. 나는 그게 참 좋았다. 우리는 그렇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을 한 후로는 빨갛게 달아오르던 남편의 그 얼굴은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것이 퍽이나 아쉬웠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연인에서 부부로 가족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집 냉장고에는 남편과 내가 연애하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둘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나란히 붙어 있다. 그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부부는 함께 살면서 서로 닮아간다는 말을 알 것도 같다.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서로를 더욱 깊이 알아가게 된다. 은밀하고 수치스러운 부분까지도 공유하는 존재가 되었다.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한다. 이제 내가 평생 바라보는 얼굴은 남편의 얼굴일 것이다. 그렇게 같은 얼굴을 하고 함께 늙어간다. 가족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