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바람이 차다. 가을이야.
요즘 감기가 유행이던데, 감기 조심해
너는 잘 지내고 있니?
가을이 오면 너는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탔었잖아.
가을만 되면 외로움이란 녀석이 찾아와서는 떠나질 않는다고 말이야.
그리고 겨울이 되면 철저하게 버림받았었던 그 날일도 얘기했었지.
그 날 바람은 차고, 너는 짐을 들고 그 집을 나왔었다고
신발도 제대로 신고 나오지 못한 체로
그저 짐을 들고 서둘러 나왔었다 했었어.
혼자가 된 게 너무도 서러워서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고
그 밤에 갈 곳이 없어서 정처 없이 거리를 헤매었다고 말이야...
겨울이 되면 너는 그 이야기를 하곤 했었어
그리고 꽃이 피는 봄이 되면
좋아하는 작가의 글귀를 프로필 사진으로 해 놓고
봄에 관련된 시를 좋아했던 너였는데...
겨울바람을 이기고 봄에 피는 꽃이
너의 삶과 같다며 꽃에게서 위안을 얻고는 했었어.
특히 아름답게 피었다가 금세 사라지는 목련 꽃을 좋아했었던 것 같아.
마치 너의 인생과 같다고 말이야.
이렇게 계절마다, 그리고 장소마다 네가 말했었던 추억들이 나도 생각나곤 해
그래서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쓸 때면 꼭 이런 말을 덧 붙이고는 했었어
이제는 행복하자
과거는 모두 잊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우리
네가 언젠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었어.
나는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왜 이렇게 상처도 많고
다른 사람들은 즐겁게 잘 지내는 것만 같은데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는데
나는 왜 인생 곳곳에 상처투성이뿐일까....?
사실 그때 나는 그저 웃었지만,
지금도 나는 너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어.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어.
왜 너의 인생은 그렇게 힘이 든 것일까
인생이 너에게 해줄 말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이토록 힘이 들게만 하는 걸까
나도 묻고 싶어
그래서 널 생각하면 늘 이 말이 먼저 떠올라
행복하자
행복해질 거야 그럴 거야
마치 주문을 걸듯 그렇게 외치다 보면
너의 인생에도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있을 거라고 생각해
찬바람에. 맨 얼굴로. 기어이. 피어나려고.
애쓰고 있을. 꽃들에게서.
희망을. 수혈받는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글귀처럼
너도 아팠던 만큼 더 아름답게 피어날 거라고 믿어.
비록 남들보다 여리고,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처가 아물면 그 상처가 너를 더 강인하게 만들어줄라고
나는 그렇게 믿어
그러니 이젠 행복하자 우리,
찬 바람이 부는 가을밤, 상처에 강인해질 너를 기대하며.
시월 십육일 너의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