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
그런 날은 보통 아침부터 엉망으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여유 있게 일어나서 해야 할 집안일들을
마치고 심지어 모닝커피까지 내려서 마신
그런 날이었다.
모든 게 일상적인 날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서 수다도 떨었다.
문득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마음 한 켠에 문이라도 열어놓은 것처럼,
찬 바람이 휭, 하니 불어왔다.
어째서 나는 아직도 이렇게 헤매이는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말은
언제나 사람을 희망 고문할 뿐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과거를 더듬는 버릇이 생긴 게
추억으로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 게
후회와 아쉬움으로 과거를 찾는 것이,
이제는 그만 이별을 고해도 될 터인데,
어째서 현재의 나의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인가
그래 이만 안녕하자.
안녕히.
그렇게 현재와 미래로 안녕히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