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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의 기록자 Jun 16. 2021

어쩌다 빼꼼,

마음이 튀어나오는 순간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들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이유는 있을 것이다.

삶이 무료해졌다거나

이제 더 흥미로운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았다거나

혹은 오히려 뭐 하나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렇게 고여 있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오히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뭐라도 해보라는 주변의 말에도 전혀 움직일 수가 없다.


난 왜 변한 것이 없는가

그저 계속 입던 낡은 바지를 살이 쪄서 치마로 바꾸었다는 사실과 계절이 변하니 얇은 옷을 구매한 것 말고는 없다고 느낀다.

숱이 없는 머리는 기르고 싶어도 기르지 못하고 그마저도 기르게 되면 어깨 길이를 차마 넘기지 못해 자르기 일쑤다.

그 흔한 플레이리스트도 인기곡을 듣긴 하지만 결국 소장하게 되는 건 자주 듣던 추억이 담긴 곡들이다.


나이가 들어도 나 하나 먹고살 것에 대한 걱정은 끊이지 않고 30대가 되면 안정적이게 살겠지라는 생각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혼을 하면 괜찮겠지 라는 마음도 잠시뿐,

막상 결혼을 해도 결국 나 자신을 생각하면 원점이다


언젠가 동생이 힘들다는 내 말에

언니의 마음이 어디에 가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했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


이런 우울한 글은 누구도 읽어주지 않겠지만

글쓰기를 치유로 생각하는 나는 여전히 글을 쓴다.

처음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이별이 인생에 아주 큰 사건이었다.

그때는 글을 쓰는 것 밖에는 내 우울함과 힘듦을 표현할 곳이 없어서 그렇게 종일 글을 썼었다.

그러나 그 마음도 점차 나아지니 나도 모르게 글을 놓게 되었었다.


단어의 문장의 그리고 글과 글 사이의 간격에 감동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끼던 나는 현실에 치여 그런 행복을 느낄 시간조차 잊어버리게 되었다.


다시 한번 빼꼼, 글을 써본다.

글을 쓰는 실력도 없지만

내 마음이 차고 넘쳐서 뭐라도 쓰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만 죽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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