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하는 수첩 Jul 20. 2022

유독가스를 풍기다

환기


 쓸지 고민하는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 주제가 없어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순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도구를 꺼내 들어야 한다. 머릿속을 글 쓰는 도구로 이용하면  된다. 마치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꼴이다. 순간의 상상에 취해 글을 기억의 저편에 묻지 말자.  머릿속에서는 저만큼 진도가 나간 글을 처음부터 다시 쓰려니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런  순환에 빠지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멀쩡했던 재료들이 시간이 지나 부식하고 유독가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왠지 모를 불만이 가득 차고, 시간이 더 지나면 왜 이렇게 부정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도 없게 된다. 내 머릿속에도 한 달 전에 떠올렸던 D의 하루가 벌써 완결에 가까워졌다. 바라 마지않던 그날의 하루도 떠올린 지금 이 순간 적어놔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 풍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