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도 놀러왔어.
그 누구도 미래는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예측할 수도 대비할 수도 없다. 대비를 한다고 해도 완벽한 대응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불안과 우울은 항상 나에게 말을 건네어왔다.
"지금 직장 적응 할 수 있겠어?", "나이가 서른인데 여기 적응 못하면 어떡할 거야?", "그렇다고 진로 설정을 잘 해온 것도 아니잖아?"
27살 첫 직장에서 2년 3개월 간 근무를 하였고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한 지 4개월 차.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곳저곳 입사지원서를 난발하였고 출퇴근 편도 10분 거리에 복지가 좋고 직원도 500여 명이 되는 좋은 회사에 합격하게 되었다.
지금 회사는 제품의 전자파를 측정하는 기술서비스 분야의 회사다. 그런데 나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기술영업직무로 운이 좋게 합격하였지만 매일매일 외계어를 듣는 기분이다. 전류가 뭐라니... 전압이 뭐라니... 헤르츠가 뭐라니....
제2 금융권에서 돈을 만지던 내가 공대 계열의 회사로 들어오게 되었다니...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것만 같은 생각이 하루하루 나를 잡아먹었다. 후회도 정말 많이 하고 이전 직장과 계속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갉아먹었다. 이전 직장에서 잘 적응하였고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척척 일을 해낼 수 있었던 나였다. 배우지 않은 일도 어깨너머로 듣고 휴가 중인 옆자리 선배의 일도 부탁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현 직장에서 근무를 한 지 2개월이 되었을 때 나는 생애 처음으로 정신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서 잠을 자다가도 두 번 세 번씩 깨었고 결국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게 되었다. 6개월의 공백기를 거치며 앞날이 막막하고 불안했던 전조 증상이 지금의 직장에서 더 증폭되었다.
살고 싶었다. 살고 싶어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 헬스장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