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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Dec 18. 2017

보고서 작성 시, 상사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할까?

보고서의 신이 되는 방법

보고서 작성 지시와 관련 흔한 상사와 부하직원간의 대화를 생각해보면...



박과장 : 김사원, 현재 국내 패션시장이 포화상태여서 향후 국내 패션시장에 대한 전망이 필요한 것 같네. 자네가 한 번 국내 패션시장에 향후 전망에 대한 정리 자료 좀 만들어보게.   

김사원 : 예. 알겠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요즘 패션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것 같더라고요.  

(며칠 후에…)   

박과장 : 그래. 국내 패션시장 전망 보고서는 다 완성되었나?  

김사원 : 예. 여기 있습니다.   

박과장 : 김사원, 그런데 말이야. 국내 패션시장이 향후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겠다는 수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자료는 내가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있는 자료인 것 같은데, 아닌가?  

김사원 : 예. 과장님께서 전망 자료를 정리하라고 하셔서…  

박과장 : 김사원. 내가 패션시장을 전망하라는 이유는 향후 우리 회사가 주력해야 할 사업영역이 무엇인지, 혹은 신사업 아이템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 자네에게 요청한 거네. 그런데 이렇게 가져오면…   

김사원 : 저는 전망 자료를 원하시는 줄 알고, 국내 시장 전망 자료를 수집해서 정리했는데…  

박과장 : 당연히 그런 자료는 있어야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산업이 성숙되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나. 그래서 고민해보라고 일을 시킨 건데…



우리가 신규 상품개발이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객니즈를 분석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보고서에 대한 상사의 니즈다. 신규 상품개발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기 위해 수많은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한다고 해도, 빗나간 고객니즈를 도출하기 일쑤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년간 같이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숨겨진 니즈(의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상사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상사가 요구한 주제에 대해 기계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내에서 보고서 작성 업무가 많고 보고서 작성에 주어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그렇다고 상사가 지시한 보고서에 대해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로봇처럼 보고서를 작성해서는 곤란하다. 보고서란 어찌 되었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김사원은 국내 패션시장 전망에 대한 상사의 지시에 대해 기계적으로 국내 기관의 시장 전망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문서화시켰다. 하지만 박과장은 단순히 국내 패션시장 전망 자료를 원한 게 아니었다. 박과장은 김사원의 보고서를 보고 머릿속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고 싶었다.    


“국내 패션시장이 지금 이러한 상태로 이러한 기회와 위협이 있어 앞으로 이런 사업에 주력하거나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겠군”    


만약, 김사원이 박과장의 위와 같은 의도를 몰랐다면, 박과장에게 해당 보고서가 왜 필요한지를 물어봤어야 했다. 가장 좋은 것은 박과장의 말을 통해 스스로 힌트를 얻고 문제의식을 좀 더 깊이 가졌어야 했다. 즉, “패션시장이 포화이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을 물어보는구나. 그러면 향후 사업방향에 대한 내용이 조금 있어야겠군”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림. 문제의식 부족에 따른 김사원과 박과장의 생각 차이]  

박과장 : 향후 패션사업 방향 설정 <-> 김사원 : 단순한 국내 패션시장 전망    


물론, 이러한 문제의식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상사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인 스스로 이 보고서의 필요성에 대해 정확히 감이 잡히지 않을 때에는 상사에게 꼭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보고서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듯이 보고서 또한 존재의 이유가 있다. 보고서의 존재 이유를 우리는 보고서 작성 목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럼, 보고서 목적 설정을 위한 방안을 한 번 보자. 크게 3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 보고서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이끌어낼 것인가?  

2단계 : 나는 어떤 내용을 이해시킬 것인가?  

3단계 : 나의 보고서는 어떤 상대를 어떤 상태(행동)로 만들 것인가?    



이해하기 쉽게 하나씩 설명해보면, 첫 단계는 상대방이 보고서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 김사원과 박과장의 대화에서 김사원은 박과장 보고서를 보고 향후 패션시장에서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보고서에 불필요한 정보 삽입이 아닌 보고서를 보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박과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단순한 패션시장 전망 자료가 아니다. 현재 회사의 상품군하고 비교할 수 있는 자료이다. 회사의 향후 방향을 설정할 명확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세 번째 단계는 상대방이 보고서를 보고 “향후 이렇게 하면 되겠다”라는 확신을 준다. 만약, 김사원의 패션시장 전망 보고서를 보고 박과장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해당 보고서가 박과장이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혹은 담고 있는 내용이 근거가 부족해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다. 물론,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더라도 조금 부족한 경우, “이 부분을 조금 더 보충해달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보고서의 목적은 문제의식에 기반한다. 문제의식 없이는 어떠한 목적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과장이 패션시장의 성숙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도 보고서를 작성하는 김사원이 문제의식이 없다면, 김사원이 만든 보고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김사원이 만든 보고서가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서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시장 리서치도 다 목적이 있다. 단순히 시장 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보고서 작성을 할 때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보고서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좋다.  

   

다른 예를 한 번 들어보자. 가로수 길의 패션 동향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만든다고 했을 때, 왜 하필 가로수길의 패션 동향을 체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강남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최근 핫스팟인지에 따라 패션 동향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 회사의 타깃 고객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인지 혹은 우리 회사의 경쟁사들이 최근 해당 지역에 로드샵을 개설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당 조사보고서가 내리는 결론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내용은 <보고서의 신(박경수, 더난출판)>  내용의 일부입니다.
보고서의 신 더보기: HTTP://goo.gl/XTCr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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