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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Dec 18. 2017

열정 보다 스마트한 보고서 작성이 필요한 이유는?

보고서의 신이 되는 방법

열심히 자료만 수집하고 보고서 작성만 한다면, 이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김사원 : 과장님, 지난달 말씀하신 강남지역 직영 대리점 판매실적 부진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박과장 : 그래? 판매실적 부진의 원인이 뭔가?  

김사원 : 사내 보고서도 보고 대리점 인터뷰하고 현장 방문도 해본 결과, 경쟁사 점포의 확대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박과장 : 김사원, 한 달이란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은데, 노력에 비해 결과가 조금 아쉬운데… 판매실적 부진에 대한 원인 분석이 흐름도 없고 내부자료와 인터뷰 내용만 정리해 놓은 것 같고… 정말, 경쟁사 점포 확대 때문에 직영 대리점 판매실적이 떨어진 게 맞는 건가? 강남 지역은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아는데…  

김사원 : 예… 제가 한 달간 자료 수집하고 인터뷰한 것을 분석한 결과, 그런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박과장 : 보고서 작성 전에 판매실적 부진에 대한 원인을 무엇으로 생각했었나?  

김사원 : 예? 처음 생각했던 원인이요?   

박과장 : 그래. 문제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조사했을 것 아닌가? 가설 말이야.  

김사원 : 처음 가설은... 따로 가설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조사부터 시작을 해서…  

박과장 : 김사원, 보고서 작성을 그렇게 하니깐 보고서가 이런 결과가 밖에 나오는 것 아닌가? 한 달이란 시간 동안…  

김사원 : 사내 자료 수집하고 대리점주들과 판매사원 인터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서…



회사에서 작성하는 보고서 중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보고서가 많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문제에 대한 예상되는 답, 가설이다. 지금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것의 원인은 이러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답은 이럴 것이라는 게 가설이다. 가설은 결론부터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김사원이 많은 시간을 투입하여 열심히 보고서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가설에 기반한 사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영 대리점 판매실적 부진에 대한 가설을 먼저 설정하고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면, 어땠을까? 박과장이 수긍할만한 보고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김사원이 강남지역 직영 대리점 판매실적 부진이 목표고객 감소, 대리점 서비스 품질 저하, 경쟁사 대비 적은 점포수 때문이라는 가설을 설정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각각의 가설이 타당한지에 대한 자료를 찾고 분석했다면 박과장은 아마도 김사원의 보고서를 신뢰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사원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쟁사 점포 대비 점포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점포의 확대를 핵심 원인으로 설정해버렸다. 3가지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였다면, 경쟁사 점포의 확대는 보고서 작성 전에 핵심 원인에서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예상되는 결론을 생각하기보다는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답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순차적인 사고는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 그래서 역으로 생각해보는 가설이 필요하다.     


문제라는 것이 해결만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든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누가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면 말이 달라진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산업에서 빠른 문제 해결은 해당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호소야 이사 오는 『지두력』에서 결론부터 생각하는 가설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설 사고는 3가지로 정의된다. 먼저, 지금 있는 정보만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론(가설)을 가정한다. 다음으로 가설을 최종 목적지로 강하게 의식한다. 마지막으로 정보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검증을 반복하고 가설을 수정해나가면 최종 결론에 이른다.    


가설은 한 번 설정되었다고 해서 확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양철곤 역을 맡은 성동일이 하무염 역의 윤상현에게 했던 대사처럼 말이다.     


                              “가설이 왜 가설인 줄 알아? 틀릴 수 있으니까 가설이야.”    


맞다. 가설은 틀릴 수 있다.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정된 가설에 얽매이면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수정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앞서 필자가 설정한 목표고객 감소, 대리점 서비스 품질 저하, 경쟁사 대비 적은 점포수라는 가설 또한 정답이 아니다. 이미 경쟁사 대비 적은 점포수라는 가설은 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과장이 최근 강남지역 점포수를 전략적으로 확대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사원은 나머지 2가지 가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논리적으로 한다고 유통매장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해 매장 수 증대, 매장당 매출 증대라는 로직트리를 그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이 로직트를 바탕으로 세부 내용을 가설을 검증한다고 했을 때, 정말 이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A 사업부의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해 국내 시장 및 기존 해외시장 매출 증대라고 했을 때, 정말 모든 방안이 다 검토된 것일까? 다음 그림처럼 그렇지 못할 것이다. 가설은 항상 ‘범위의 한정’이라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세운 가설이 항상 최선의 답일 수는 없다.     

     

                                               

이러한 가설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즉, 가설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유사한 사실에 기반한 생각이다. 회사 내 일에는 유사한 일들이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한 일로부터 공통된 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생각이다. 어떤 일에는 다양한 것이 얽혀있다. 한 가지 관점에 얽매인 사고는 편향된 사고를 하기 쉽다.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각을 놓칠 수 있다. 세 번째로 관찰과 질문이다. 가설은 기본적으로 경험과 직관에 기반한다.


이러한 경험과 직관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관찰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순수한 호기심은 질문을 유발하고 문제의 핵심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려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것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다양화될 수도 있지만 때론 단순화될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설의 정의, 중요성, 가설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 등을 살펴봤다. 이러한 가설 사고에 대해 기본 정보도 없는데 어떻게 가설을 세우느냐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가설을 세우기 위해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있어야 하지만 완벽한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설을 세울 때 있어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이다.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가설을 세울 수 없다. 가설은 말 그대로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깊이 있는 생각, 자신의 경험, 직관 등을 통해 가장 그럴듯한 답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설에 대한 검증작업을 하면서 가설을 계속해서 수정하거나 새로운 가설을 설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가설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본 내용은 <보고서의 신(박경수, 더난출판)>  내용의 일부입니다.
보고서의 신 더보기: HTTP://goo.gl/XTCr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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